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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돼 '울산아가씨' 다함게 불렀으면..."

통일언론상 특별상 이영훈 울산MBC PD 수상소감

“남과 북이 통일이 돼 우리 한민족이 손을 잡고 ‘울산아가씨’를 다함께 부르는 날이 오기를 확신한다.”

 

통일언론상 특별상 라디오 다큐 악극 2부작 ‘울산아가씨’를 제작한 울산MBC 이영훈 PD가 지난 24일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라디오 프로그램인 수상작 ‘울산아가씨’는 월북작가의 노래이며, 월북작가의 노래인데도 남쪽에서 금지곡으로 지정된 바가 없다. 또한 노래 제목과 가사는 다르지만 북쪽에서도 부르고 있고, 중앙아시아 고려인들도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제29회 통일언론상 시상식에 특별상을 받은 이영훈 울산MBC PD가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영훈 PD는 “내년이 정년인데 좋은 상을 주셔 감사하다”며 “지난 2016년에 통일언론상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울산아가씨’는 라디오프로그램인데, 작곡가는 월북작가 이면상 씨이고, 그분의 친구가 울산사람 고복순씨”라며 “두 분이 친구이다, 황금심 여사가 돌아가시기 전에 한말이, 고복순 선생이 작곡자 이면상 씨를 보고, 이 노래를 (황)금심이를 주면 좋겠네라고 했다, 그래서 황금심 여사가 이 노래를 부르게 되어 대히트를 치면서 둘(고복수와 황금심)이 결혼에 골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한분의 음악가가 등장하는데, 6.25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서 이 노래가 사라져버렸다, SP음반이 깨지고 해 사라져버렸다”며 “60년대 김희조 작곡가가 어디선가 테이프를 하나 받아, 울산의 웬 소녀가 우리 민요를 불렀는데, 당신이 노래를 만들어 봐라 그랬는데, 그게 ‘울산아가씨’였다”며 “김희조 선생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이 노래가 원판으로 있는 노래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김 PD는 “김희조 선생이 4부 합창곡으로 작곡을 해, 이게 널리 부르게 되도록 했다”며 “김희조 선생은 당시에 KBS 관현악 단장을 했었다, 그래가지고 유행가가 경상도 민요가 됐다”고 전했다.

 

특히 “60년대 말부터 70년대를 오면서 남북 이데올로기 대립이 심한데, 월북 작곡가 노래는 무조건 금지곡이었다”며 “이 노래도 금지곡으로 당연히 돼야 하는 것인데, 왜냐하면 이 노래가 그 유명한 월북 작가 이면상 곡이라는 게 다 알려져 있으니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방송심의윤리위원회 할 때, 함문평 작곡가가 심사를 들어갔는데, 이 노래가 있는 것을 보고 자기가 감옥을 갈 각오로 이 노래를 심사대상에서 뺐다”며 “이분(함문평 작곡가)이 돌아가시기 전에 내 보고 ‘왜색 가요가 아침마다 횡행한 시대에 이 좋은 민요곡이 꼭 있어야 되겠다고 해서 자기가 이것을 뺐다’고 말했다”고 피력했다.

 

김 PD는 “그래서 이 노래가 민요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게 됐다, 방금 말한 세분의 음악가는 다 돌아가셨지만, ‘울산아가씨’노래에 대한 그분들의 애틋한 애정과 사랑은 제 마음 속에 남아 있다”며 “남과 북이 통일이 돼 우리 한민족이 손을 잡고 ‘울산아가씨’를 다함께 부르는 날이 오기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상식 팸플릿을 통한 통일언론상 특별상 수상작 ‘울산아가씨’를 제작한 김영훈 PD의 수상소감이다.

 

“내년이 퇴직인데 큰 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분이 좋다. 우리 민요 <울신아가씨>는 한반도 동남쪽, 울산을 노래한 한없이 평화롭고 서정적인 노래이지만 이 노래 속엔 한많은 사연들이 많다.

 

노래에는 당대 최고가수였던 고복수와 황금심의 사랑얘기도 담겨있고, 전쟁의 혼란 속에서 잊혀졌다가 우연히 작곡가 김희조 선생을 통해, 가요가 민요가 민요가 되는 기막힌 사연도 잇고, 또 남북 이년대립 속에서 월북작가의 노래라는 이유로 금지곡이 될 뻔 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남기도 했다.

 

노래가 간직한 애환과 역사의 질곡에 아랑곳없이 <울산아가씨>의 선율은 한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현재 북한 사람들도 이 노래를 부르고 있고, 극동 연해주에서부터 중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유리 고려인들 또한 이 노래를 즐겨 부른다.

 

지금 남과 북사이에 정치적 거리가 멀지만 언젠가는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나아가 지구촌 한민족이 다함께 손잡고 <울산아가씨> 노래를 부를 날이 꼭 오리라 확신한다.

 

이젠 큰 상도 받았으니 후련한 마음으로 퇴직 준비나 해야겠다. 상 주신 분들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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