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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기후정의행진...3만여 시민 참여 "지구살리자"

다이인 퍼포먼스 눈길..거리행진 캠페인

현재 진행형인 재난, 폭염, 폭풍, 핵오염수 등 기후위기가 세계적 재난이 됐다. 지난 20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는 기후위기 대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해 환경관련 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7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은 미국 UN본부에서 열린 인사말에서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global boiling)의 시대가 시작됐다"며 기후위기를 경고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후위기에 대한 경종을 울린 정의로운 행사가 열렸다.

 

9.23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주최로 23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에서 숭례문사이의 세종대로에서, 전국에서 모인 3만여 명의 시민들은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이란 슬로건으로 9.23기후정의행진 행사를 진행했다. 세계기후 행동의 날(9월 24일)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기후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였다.

 

이 행사는 환경보다 개발, 생명보다 돈, 노동보다 자본, 공존보다 경쟁, 인권보다 사유재산 등을 우선시하는 체제가 기후위기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환경, 노동, 교통, 주거, 식량, 보건, 에너지 등 사회 각 부문에서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이날 주최 측은 행사 취지를 밝혔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 모두가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살기 위해 지구를 살리는데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무대에서는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란 노래로 합창을 했고, 율동과 함께하는 '9.23 기후위기 정의송'이 선보였다. 또한 '기후위기 방관말고 지금 당장 행동하라' '핵발전 중단하고 공공재생에너지로 전환하라' '탈석탄법 제정하고 삼척석탄발전소 건설 중단하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하라' '노동자 일자리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 쟁취하다' '철도민영화 중단하고 공공교통 확충하라' 등의 구호도 연신 외쳤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본대회에서는 9.23기후정의행진의 의미, 재난참사대응, 친원전정책 비판과 탈핵사회,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재난참사 대응과 책임자처벌 및 진상규명, 신규석탄화력발전 건설중단과 에너지 전환, 공공교통 확충과 이동권 보장, 생태파괴 개발사업 중단 등의 참가 대표 발언이 이어졌고 '위기 넘어 길을 내는 우리의 힘'을 주제로 한 영상과 선언문 낭독이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반핵아시아포럼 사토 다이스케 씨는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같은 대형사고가 반복되기 전에 핵발전을 끝내야 한다"며 "대만은 2025년 탈핵이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들도 대만을 따라가, 탈핵을 이루어내자"고 호소했다.

 

송민 한국노총 공공노련 탈석탄일자리위원은 "석탄발전소 폐지와 함께 사라지는 노동자들의 삶은 정부가 나서 보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것이 탄소중립기본법에 명시된 정의로운 전환"이라며 "탄소중립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게 될 노동자들의 생존 투쟁에도 적극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인 김영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은 "석탄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춰, 밤에도 모두의 일상을 이어나가게 한다"며 "석탄화력발전소가 폐기되고 우리의 삶은 폐기될 수 없다, 우리도 가족과 저마다의 삶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산업전환으로 인3한 해고는 정당하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며 "환경과 사람을 저해시키는 전환은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석탄발전소 노동자들에게 정의로운 산업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환경 파괴 건설을 중단하고, 국립공원 개발사업을 중단하라"며 "이것은 오늘 기후정의행진 요구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끝나지 않은 4대강 사업으로 우리가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케이블카부터 공항까지 우리 국토는 파헤쳐지고 있다"며 "우리 바다 회복의 탄력성은 그 어느 것보다 취약하고 위험한 지형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까지 성장과 개발이 지상과제로 불리어야 하냐"며 "더는 두고볼수 없다, 시간이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멈춤"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9.23기후정의행진 선언문을 통해 "위기를 넘긴 우리의 힘, 무도한 권력에 맞선 기후정의행진의 새로운 길을 만들자"며 "산사태와 폭염과 폭우가 국민의 생명과 생존을 위협할 때 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했냐"고 반문했다.

 

이어 "기후위기가 이 사회 낮은 곳을 파고들고, 가장 약한 생명이 먼저 쓰러져갈 때 도대체 국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시대가 거꾸로 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끊임없이 뒷걸음치고 있다, 기후위기는 안중에도 없다, 복지예산 축소, 공공요금인상으로 시민들의 삶은 고달프지만, 부자감세와 규제완화로 대기업과 고소득층만 살뜰이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본대회를 마치고 서울시청, SK본사, 종각역, 일본대사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쪽과 숭례문, 서울역, 숙대입구역, 용산 전쟁기념관 북문(대통령실 집무실) 쪽으로 향하는 행진을 했다. 행진이 끝나고 마무리 집회 후, 해산했다.

 

특히 행진 중 차량에서 기적이 올리자, 바닥에서 모두 죽은 듯 드러눞는 몸짓인 '다이인(die in, 죽음의 표현) 퍼포먼스가 눈길을 끌었다. 다이인 퍼포먼스는 기후위기로 인해 생명들이 멸종하는 상황을 상징하며, 기후위기를 가속화했던 이 체제를 멈춘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3분동안 눈을 감고 바닥에 누운 참가자들은 기적 소리가 종료된 후, 음악이 연주되자, 다시 행진을 재개했다. 기후위기와 관련해 이날 참가자 각자가 가져온 손피켓, 현수막, 부부젤라 등이 눈길을 끌었다. 본무대 공연도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본대회에 앞서 낮 12시부터 시작된 사전행사는  '기후 정의'를 주제로 다양한 부스에서 타투체험, 그림책 전시, 퀴즈게임, 손피켓만들기, 서명운동 등이 이어졌다. 안내부스에서는 집회 손피켓과 리플릿을 배포했다. 기후위기, 기후정의 등과 관련해 각 자의 마음과 고민, 문제의식을 밝힌 자유발언, 소공연 등도 사전행사로 열렸다.

한편 한국노총,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는 ‘923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는 지난 8월 30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조직위원회는 대정부 5대 요구와 14대 세부요구를 밝혔다.

 

대정부 5대 요구로 ▲기후재난으로 죽지 않고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 보장 ▲핵발전과 화석연료로부터 공공 재생에너지로,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 실현 ▲철도 민영화를 중단하고 공공교통 확충하여 모두의 이동권 보장 ▲생태계를 파괴하고 기후위기 가속화하는, 신공항건설과 국립공원 개발사업 중단 ▲대기업과 부유층 등 오염자에게 책임을 묻고,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의 목소리 듣기 등을 밝혔다.

 

14대 세부요구로 ▲기후위기 참사 책임지고, 안전하게 생활하고 죽지 않고 노동할 권리 보장 ▲불평등이 재난이다, 모두의 에너지 기본권과 주거권 보장 ▲핵은 기후 위기 대안이 아니다, 핵발전 유지와 확대 정책 중단하고 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요구 ▲탈석탄법 제정하고 삼척석탄발전소 건설 즉각 중단과 탈화석연료 계획 강화 ▲에너지 전환을 돈벌이에 맡길 수 없다,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지역사회 붕괴를 막고 노동자 일자리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 계획 수립 ▲이윤을 위한 생태 파괴, 신공항 건설과 국립공원 개발사업 철회 ▲이윤을 위해 비인간동물을 상품화하는 공장식 축산 정의롭게 전환

 

▲철도민영화 중단과 모두의 이동권 보장하는 공공교통 강화 ▲자본의 농업생산 진출을 막고, 생태농업 전환을 지원하며, 농민생존권 보장과 식량주권 실현 ▲차별철폐, 공공 돌봄 증진, 공공의료 확충, 노동시간 단축으로 기후위기 속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 보장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폐기하고, 기후위기와 불평등 악화시키는 대기업과 금융자본에 책임 물을 것 ▲군비축소를 통해 평화를 증진하고, 기후재원 마련 ▲기후정의 입각한 온실가스 감축과 국제적 생태 부채 해결 위한 책임 다할 것 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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