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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양적 완화(QE) 통화정책 논란에 대한 쓴소리

오늘날 세계는 인구가 70억이 넘었지만 "하나의 지구촌"이 되었고, 산업기술은 급속히 전자화(電子化)되고 있다.
그만큼, 세상 보는 눈도 많아지고, 빨라지고, 다각화(多角化)되어 더 이상 틀에 박힌 견해나 시각은 있을 수 없고 100% 정확할 수도 없다.
그래서 어떤 사안 특히 정책에 대해 말하기는 매우 조심스럽다. 왜냐 하면, 각기 다른 경험, 지식, 이익, 환경에 따라 다른 잣대와 색안경을 쓰고 소리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라의 앞날을 위해 어떤 비판이라도 감수하고 한마디 쓴 소리를 하고자 한다.

 

요즘, 한국은행의 통화(通貨)정책이 정치이슈화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때 주요 정당에서 표를 의식한 통화의 양적 완화(QE: Quantitative Easing)를 주장했고, 급기야는 이에 정부도 동조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모든 사안이나 정책에는 일리(一理)가 있고, 명암(明暗)을 공유하고 있지만, 그 명분을 보면 가관(可觀)이다. <한국은행법>을 개정하여 돈을 마구 찍어내서, 선박업을 비롯한 주요 부문의 기업구조조정을 하는데 쓰겠다는 얘기다.

일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이들 기업부문이 국내기업간 과도한 헐값경쟁, 안일한 경영, 기술개발 노력 미흡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할 만큼 상황을 어렵게 만든 책임을 기업이나 경영자들이 지지 않고 그 책임을 정부와 국민에게 떠 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의 정책이나 국회의 입법은 다루기 쉬운 쪽을 택하기 보다는 다루기 어렵더라도 국민과 나라와 미래를 위해 올바르게 결정해야 한다.
지난 1990년대말 그 어려웠던 소위 “IMF위기” 때 우리는 기업, 금융, 정부, 노동계의 구조조정을 했지만, 그때 우리가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고 인내하며 통화의 양적 완화를 하지 않고 구조조정한 예를 명심해야 한다.

 

 통화의 양적 완화는 “경제가 가라앉을 때 돈 막힌 곳을 뚫어주고 금리인하를 늦추는 일시적 효과는 있지만, 통화가치(환율)의 약세와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무책임하게 국가채무를 끌어올리며 기업의 자생력을 둔화시키는 일이다.”
그 것은 마치 아편(阿片)과도 같아 한번 맞으면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 좋은 예가 잘 나가던 미국이며 일본이다.
미국은 8년째, 일본은 3년째 “양적 완화” 아편주사를 맞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실질경제성장은 어렵고 중독증도 벗어나기 힘들다. 더구나 경제여건이 그들만 못한 한국이 흉내낼 정책은 결코 아니다. 정부나 한국은행이 잠깐 반짝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오랜 세월 겪어야 하는 중독의 고통과 기업의 정부의존도를 높이고, 쌓여가는 국가채무를 도외시하는 통화의 양적 완화정책을 택해서는 안된다.

할말은 많지만 다하기 어렵다. 지금 우리는 한가하게 앉아서 통화의 양적 완화를 논할 때가 아니다. “경제구조의 철저한 개혁, 국민의 근면검약의식 제고, 안보의식 확립과 역량 강화” 등 세가지 부문에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할 때다.

 

첫째, 변화하는 “시대조류에 맞도록 경제구조를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경제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의 돈 찍어내기 놀음에 계속 주저앉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 노사분규 완화, 고령화시대에 맞춤경제구조로 바꿔야 한다. 특히, 통화의 양적 완화를 할 경우, 그 효과는 이익 챙기는데 달인인 기업인들에게나 돌아가고, 쥐꼬리만한 연금에 기대어 연명하는 무고한 노인들의 수입을 싹둑 짤라내는 끔찍한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의 사회구조를 신중히 고려해야만 한다.

둘째, “의식경제(意識經濟, consciousness economy)의 확립”이다. 모든 국민과 노동자와 기업들이 일하고 투자하고 노력한 만큼 벌고, 번 만큼 아껴 쓰는 의식을 확립해야 한다. 필자가 세계 여러 나라 교수로 오래 생활하는 동안 뼈저리게 느낀 점은 우리가 경제수준에 비해 검약한 생활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과 다른 나라들에 비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사회와 국가의 이익이나 안전을 가볍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굳건한 안보의식 확립과 안보역량 강화”이다. 세계인들이 한국인을 보고 놀라는 점은 북한의 계속적 도발과 위협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는 “빵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우리 주위에는 몽둥이로 위협하는 건달들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국제정세와 남북정세가 급변할 경우, 우리가 경제와 안보적으로 기대고 있는 중국과 미국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자강(自强)의 경제 및 국방정책을 수립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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