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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성 두통

진료실 문을 열고 한 30대의 여성분이 머리를 한손으로 데고 천천히 걸어 들어 오셨습니다.

 

머리가 너무나도 아파서 걸을 때마다 뇌가 울릴 정도라고 하시네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남편이 사랑하는 사람(여인)이 생겼다고 이혼을 해달라고 했다 네요.

 

경상도 안동의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여성분은 충격과 배신감 분노 등으로 밤잠을 못이루고 몸이 안좋아 지면서 엄청난 두통이 발생한 것이지요.

 

스트레스는 오스트리아 의사인 한스 셀리에의 연구(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 시 부신이 붓는 것을 발견)한걸 기초로 스트레스로 인한 반응단계를 3단계로 구분을 합니다.

 

내원한 환자분같이 이런 극심한 정신적 충격 같은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처음에는 경고반응단계라 해서 “반응기”라 분류하고 외부자극에 부신에서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순간적인 짜증, 분노, 근육긴장, 동공이 커지는 등의 정서불안 증세가 나타납니다.

 

이 단계는 짧은 반응후에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이 단계를 기운이 막혔다해서 기울(氣鬱)증상으로 봅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만성화가 되면 저항단계로 넘어가서 “저항기”라 분류하고 잠이 안 오고 불안증에 혈압, 맥박수가 올라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불안장애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단계를 한의학에서는 화병(火病)증상으로 봅니다.

 

스트레스가 너무나도 오랫동안 지속되면 체력이 소진되고 부신기능이 약해져서 부종이 생기고 생명력인 활력이 저하되서 혈압, 맥박수가 떨어지면서 기운이 없고 기분이 쳐지고 피로를 잘 느끼는 증상이 발생을 합니다.

 

이 단계를 ‘탄력기“로 분류하고 이 단계를 한의학에서는 몸이 허약해져서 기혈(氣血)이 허약해지는 허손(虛損)증상으로 봅니다.

 

내원하신 여성분은 첫 번째 경고반응단계인 반응기에서 두 번째 저항 단계로 넘어가서 오신 경우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애간장 녹는다.”는 말처럼 일차적으로 간장(肝臟)에 열(熱)이 쌓입니다.

 

두 번째로 마음과 관련이 있는 심장에도 화(火)가 쌓입니다. 화(火)나 열(熱)은 위쪽으로 상승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극도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간장과 심장의 열을 발생케 하여 머리 쪽으로 영향을 주어 두통을 발생케 한 것입니다.

 

다행히 내원하신 여성분은 머리 MRI같은 기질적인 검사에서 이상은 없었습니다. 뇌혈관이 약한 분들은 간혹 스트레스로 인한 열이 뇌혈관에 문제를 일으켜 중풍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단 여성분의 두통을 치료해 드리는 게 가장 급선무 였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간장의 열을 끄는 약 처방을 우선으로 해 드렸습니다.

 

약을 다 드신 후에 내원하셨는데 두통이 거의 없어져서 내원 하셨습니다.^^

 

급한 불인 두통이 치료가 되었으니 간장의 열은 어느 정도 꺼진 셈이지요. 그러나 마음의 상처로 인한 심장의 열은 존재하여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한 증상 등이 있으므로 심장의 열을 제거하고 심장 기운을 맑게 하는 청심(淸心)하는 약 처방을 해 드렸습니다.

 

두 번째 처방약을 다 드시고 내원 하셨는데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내원 하셨습니다. 두통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 였구요.

 

얼굴표정이 너무 환하게 내원 하셔서 환경이 바뀌었나? 하는 의문의 질문을 드렸습니다.

 

> 남편분이 다시 살자고 하셨나요?

 

> 아니요~

 

> 표정이 워낙 밝으셔서 상황이 바꼈나 해서 질문을 드린 겁니다.

 

> 아~ 예.. 상황은 똑 같구요.. 저도 이혼해주고 새로운 사람 만나 재혼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좋은 약으로 잘 치료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아~ 청심(淸心)하는 약이 심장의 열만 내린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마음이 맑아져서 바른 판단과 생각을 해서 마음의 정리를 하게 하였구나...

 

이런 증상에 진통제인 두통약이나 억제하는 항우울증 치료를 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는 환자분의 경우 였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극심한 두통도 근본원인을 찾아 치료한다면 신속하게 치료되는 것을 보면서 좋은 치료가 얼마나 한사람의 삶을 바른길로 인도하고 행복하게 하는지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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