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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불꽃과 몰입(9)

박선희 박사의 힐링 칼럼

어두운 방안에 램프를 들고 들어가면 방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램프등에 비추어져 눈에 보일 것이다. 그러나 방안에 한 개의 물건만 존재한다면 그것만이 눈에 비춰질 것이다. 허나 그 물건마저 없다면 램프불빛만이 비춰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의식 또한 그러하다. 의식의 깊은 내면에 불꽃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이 내안에 있는 불꽃에 의해 비춰지는 대상이다. 

 

그 물체들을 모두 제거하고 어떤 한 가지 대상에만 집중해 보자. 이렇게 하면 지금까지 나의 주위를 끌고 있던 그 수많은 대상들이 사라지고 오직 한 가지 대상 혹은 의식에 몰두 할 수 있게 된다. 오쇼(Osho)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 마지막 한 가지 대상조차 없는 무의 상태가 되면 빛만이 남게 되는데, 그러한 상태를 불교에서는 열반의 경지라 칭하고, 인도의 힌두교의 신 시바는 이를 최상의 경지라고 말하고 있다. 힌두교의 핵심 경전인 우파니샤드(Upanishads) 에서는 이러한 경지를 우주의 근본적 실제 또는 원리를 가리키는 브라만(Brahman), 혹은 진정한 자아를 가리키는 아트만(Atman) 이라고 칭한다.

 

우리 일반인들은 이러한 부처님이 도달한 열반의 경지나 많은 영적스승들이 도달한 최상의 경지까지 경험하는 것은 좀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대상에 몰입하는 순간 우리는 트랜스상태와 같은 최면에 걸린 듯한 상태를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대상에 깊이 집중하여 고도로 몰입한 상태가 되면 나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그 대상과 일체됨을 경험하게 된다. 마치 사랑을 할 때 사랑하고 있는 상대와 최상의 일체감을 경험하기도 하며, 춤을 추는 사람이 뭔가에 홀린 듯이 춤과 일체가 되어 춤이 추어지는 현상을 경험하듯이 말이다. 다만 이는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무아 상태이지만 시바가 말하는 최상의 경지를 혹은 부처님의 마음을 힐끗 경험해 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몰입을 하게 되면 그것 이외의 다른 일은 일단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사랑에 몰입된 사람을 보면 알기 쉽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나 깨나 머릿속이 온통 그 사랑하는 대상의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엄마들의 자식사랑 또한 그렇다. 자기 자식에 대한 사랑에 빠져 종교적 맹신에 가깝게 광적으로 몰입하는 부모들은 주위사람 혹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조차 의식하지 못한다.

 

많은 위인들의 성공은 단순한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한의 경지로 몰입하여 자신의 재능과 능력의 불씨를 훨훨 타오르게한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몰입의 과정을 통해 영감과 직감을 얻어 위대한 예술작품이나 걸작들이 탄생된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본래 특허국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자신이 원하던 연구를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1905년 한 해 동안 특수 상대성 이론 등의 혁명적 내용이 담긴 5개의 중요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그의 연구가 천재적인 것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본업을 가진 사람이 단시간 내에 그렇게 많은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그가 그 일에 얼마나 열정적이었으며, 질적으로 완전한 몰입을 통하여 연구해 왔음을 시사한다. 그의 머릿속에 가득 메워진 연구에 관한 열정과 생각이 그의 불씨를 점화시켜 살아있는 내내 훨훨 타오르게 하여, 그 끝에 수많은 좋은 열매를 얻어낸 것이리라.

 

세상사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물론 그 질적인 강도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곳에 시간과 생각을 몰입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다. 몰입에는 보이지 않은 엄청난 힘과 에너지가 잠재해 있다. 몰입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몰입이란 생각의 리듬과 진동의 파동에 동조하고 그 파동의 리듬과 일체가 되는 과정 속에서 얻어진다. 즉 리듬에 편승하면 몰입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몰입에 빠지게 되면 그 일은 물이 흐르듯 자연스레 흘러간다. 그래서 몰입의 질적 레벨에 따라 종종 최고의 효과를 발하기도 하고 자신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를 얻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크던 작던간에 마음속에 불씨를 키우고 있다. 그 마음의 심지에 불을 당겨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생각과 의지에서 시작한다. 이는 마음 깊은 곳에서 타고 있는 각자의 타고난 불씨에 의식를 집중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그 마음의 불씨는 집중할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그 불씨는 우리에게 있어 희망이다. 희망이란 새가 알을 품듯 정성스럽게 인내심을 갖고 키워나가는 것이다. 어미새의 몸과 품고 있는 알이 일체가 되는 몰입과정은 고통스러운 인내를 동반하나 알이 부화 될 것이라는 희망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고통은 이미 아픔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다. 희망은 우리내면의 불씨이다. 희망이 있는 자는 우선은 자신감에 넘쳐 있다. 반대로 희망 불씨가 꺼져 있으면 우울병에 걸린다. 그들은 종종 자신의 비관의 이유를 밖에서 찾으려 한다. “누구 때문에 지금 내가?” 하며 남의 탓을 하거나 자기 비하적이다.

 

항시 그 불씨에 주파수를 맞추도록 하는 일은 의도적으로 집중하려하는 끈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내심이야말로 성취의 유일한 연료가 되는 것이다. 이 불씨의 힘이 강해질수록 나에게서 발산되는 파동은 더 강해지고 지속될 것이며 이 강력해진 전자파는 긍정적인 파동과 일치되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당겨 오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극도로 몰입된 상황에서만 일어난다.

 

불교의 수행법 중에는 ‘이뭐꼬’ 라고 하는 한 가지 화두에 몰입하는 명상법이 있다. 그 옛날 우리의 조상들은 보름달 아래서 물 한 그릇 떠놓고 두 손 바닥을 비비며 가슴에서 올라오는 불씨에 불을 당겨 정성스럽게 기도하던 모습이 있다. 간절히 원하는 기도에는 힘이 실어진다. 따라서 하늘도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그 힘은 바로 강력히 당기는 자력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끌어당김의 힘’을 우리의 조상들은 이미 알고 있는 지혜였음이 분명하다.

 

원하는 바가 깊고 크면 자연히 마음의 불씨에 기가 모이게 되고, 마음을 모은다는 것은 깊은 몰입상태를 유도하며, 깊은 몰입상태란 즉 파동의 힘이 강해져 있다는 말이 되고, 파동의 힘이 강하다는 것은 끌어당겨오는 자력이 강하다는 말이 된다. 염력(念力),영기, 기, 기공 등의 근본적 원리는 결국 우주공간의 氣라는 에너지를 받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가는 사람들의 원리일 것이다. 일찍이 지혜로운 사람들은 인간의 힘을 자연의 에너지와 동조시켜야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이치를 깨달았을 것이며 그 힘 또한 무한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들일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재프로그램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우리는 불행히도 ‘모르는 자’들이기 때문에 오욕에 끌려 다니고 에고에 의해 고통 받고 관습에 조정당하고 있을 뿐이다. 무엇에 몰입할 것 인가는 각자의 선택이고 그 선택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당신들은 이 중요한 진실들을 간과하고 하루하루를 돈과 일에 쫒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잠시 묵상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자료

 

Osho (1974). The Book of secrets: 112 meditation to Discover the Mystery Wit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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