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계사 소장유물 8건 시 유형문화재 지정 예고

  • 등록 2016.06.09 13:22:04
크게보기

서울시는 ▴조선후기 목조관음보살좌상, 아미타괘불도 등 화계사 소장유물 8건,▴18세기 선묘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도안사 은선묘아미타삼존도, ▴19세기 관요 제작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고, ▴리움과 호림박물관 소장 유물 등 4건에 대해서는 국가 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신청한다고 9일(목) 밝혔다.

 

북한산국립공원 내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화계사는 1522년(중종 17) 창건 후, 광해군 때 화재로 소실되자, 1866년(고종 3) 흥선대원군의 시주로 보수 및 중창되었다. 대비와 상궁들의 왕래가 잦았던 사찰로, 이들이 시주·발원한 건축물과 불상, 불화 등의 유물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화계사 ‘목조관음보살좌상(木造觀音菩薩坐像)’은 온화하고 자비로운 인상에 화문(花紋)과 화염보주(火炎寶珠)로 장식된 보관(寶冠)을 쓰고, 설법인(說法印)을 짓고 있다. 서울시에서 문화재 지정조사를 하면서 복장유물(腹藏遺物)을 확인한 결과, 조성기(造成記)나 발원문(發願文) 등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수습유물도 소량인 것으로 보아 이전의 개금 중수 시 일부가 결실된 것으로 보인다.

 

복장유물로는 용복사 간행『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권5(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 卷5)』1책(1634년),『범망경노사나불성보살심지계품(梵網經盧舍那佛說菩薩心地戒品)』3책(1635년)과 회용사 간행『염불작법(念佛作法)』5책(1635년), 그밖에 후령통(候鈴筒) 일괄 등이 확인되었으며, 이로써 불상의 조성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비록 조성발원문은 전하지 않으나, 조성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복장유물이 발견되었고 보존상태도 양호하며, 조선후기 불교조각으로서 조형적으로 뛰어난 불상이다.

 

화계사 ‘아미타괘불도(阿彌陀掛佛圖)’는 화면을 상·하 2단으로 구분지어, 상단에는 가섭·아난존자를 협시로 삼은 삼존불이 그려져 있고, 하단에는 중앙의 관세음보살좌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2구씩의 사천왕상을 배치하였다. 화면 상단 전체를 가득 메울 만큼 거대한 신체와 광배를 지닌 본존불은 손 모습 및 하단부의 관세음보살상, 그리고 화기(畵記)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아미타불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도상은 성격에 따른 각 상의 크기와 자세 및 배치 방법이 이보다 앞선 1879년 조성의 개운사 괘불도와 거의 동일하여, 그 영향관계가 짐작된다. 화기로 미루어보아, 화계사 괘불도는 광서(光緖) 12년인 1886년 긍순, 진철, 기경, 축연 등에 의해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19세기 후반 서울지역 사찰불화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당시 불화계를 이끌어가던 화원들이다.

 

화계사 ‘아미타괘불도’는 19세기 중반 이후 서울·경기지역 불화의 전반적인 흐름과 함께 괘불도의 도상 및 성격, 색채 등 양식 파악에 있어 중요한 자료이며, 화기를 통해 왕실과 화계사와의 관계 등 사료적인 가치도 크다고 하겠다.

 

이밖에 1873년 경 일괄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탑다라니판’과 ‘천수천안관음변상판’, 19세기 후반 대웅전 상단후불탱으로 조성되어 서울·경기지역의 불화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는 ‘아미타후불도’와, 19세기 왕실의 상궁들이 조성 발원한 명부전 ‘지장보살도’, ‘시왕도 및 사자도’, 명호를 지닌 십대왕을 한 폭에 그린 희귀한 예의 ‘십대왕도’ 등이 있다.

 

이에 서울시는 화계사 소장 ‘목조관음보살좌상’, ‘아미타괘불도’ 등 총 8건(28점)의 유물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오는 9일(목) 지정 예고한다.

 

홍색으로 물들인 비단바탕에 은선(銀線)으로 그리고, 얼굴·머리 등에 부분적으로 채색을 첨가한 이 은선묘아미타삼존도(度岸寺 銀線描阿彌陀三尊圖)는 채색화와 병행하여 꾸준히 이어져 내려온 선묘화(線描畵)계열로, 금선묘(金線描)인 1749년 실상사 아미타극락회상도, 1759년 청곡사 남암 아미타극락회상도(동국대박물관소장) 등 18세기 유행한 선묘화들과 비교할만하다.

 

제작연대는 화기에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당시 유행하던 선묘불화의 화풍으로 미루어보아 1762년경 작품으로 추정되며, 홍색바탕의 은선묘가 유려한 필선과 뛰어난 필력으로 화사한 채색과의 조화가 뛰어난, 당시 선묘불화 가운데 수작이라 할 만하다.

 

서울시는 도안사 소장 ‘은선묘아미타삼존도’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오는 9일(목) 지정 예고한다.

 

높이 31.5cm의 비교적 큰 백자 주병으로, 청화안료를 사용하여 구연부 바로 아래와 어깨부분에 선으로 여의두문대를 돌리고, 그 아래에는 사방연속의 만자문(卍字文)이 선으로 묘사되었다. 몸통의 굴곡에 선의 간격은 위가 좁고 아래가 넓으며 오차 없이 정교하다. 굽 안바닥 중앙에는 ‘운현(雲峴)’이라는 청화명문을 필사했다.

 

이 백자 병은 고종(高宗) 즉위 다음해인 1864년 대원군의 사택이 운현궁(雲峴宮)으로 승격되고 규모가 확대되면서, 관요(官窯)에서 만들어 진상 받아 사용한 유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경위를 알려주는 유물은 다수가 존재하며 대부분은 굽 안바닥에 ‘운현(雲峴)’이라는 명문이 시문되어 있다.

 

19세기는 청화백자의 수요층이 확대되고 대외교류의 증가로 다양한 형식의 문양이 활용되던 시기로, 사방연속 만자문은 병 뿐만 아니라 다른 기종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예이다. 따라서 이전까지의 전통적인 청화백자 장식과는 다른, 당시 새로운 유행과 수준 높은 미의식을 잘 보여주는 유물로 평가할 수 있다.

 

서울시는 송암문화재단 소장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白磁靑畵雲峴銘卍字文甁)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오는 9일(목) 지정 예고한다.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삼공불환도병풍(三公不換圖屛風)’은 1801년 순조의 수두가 나은 것을 기념해, 사대부들이 화원(畫員) 김홍도에게 주문하여 제작한 계병(禊屛) 가운데 하나로, 후한의 유학자 중장통(仲長統, 179-220)의 「낙지론(樂志論)」을 조선식으로 그려낸 8폭 병풍이며, ‘청동정우이년경선사명금고(靑銅貞祐二年景禪寺銘金鼓)’는 정우(貞祐) 2년(1214년)이라는 명문이 있어 고려시대 13세기 금고의 편년자료가 될 수 있는 유물이다.

 

호림박물관 소장 ‘지장시왕도’는 화기가 남아 있어 조성시기를 1580년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국내 유일의 기년명(紀年銘) 지장시왕도로, 조선 전반기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에 기탁 전시되어 있는 개인 소장 ‘백자호’는 18세기 전반 경 사옹원(司饔院) 분원 관요에서 제작된 양질의 백자입호로, 드물게 현전하는 18세기 무문(無紋) 백자입호 가운데 조형성이 뛰어나다.

 

서울시는 이 4건에 대하여 문화재청에 국가 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신청할 예정이다.

 

서울시에는 유형문화재 349건, 기념물 38건, 민속문화재 30건, 무형문화재 45건, 문화재자료 60건 등 총 522건의 문화재가 서울시 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강희은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앞으로도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제도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나경 기자 bellosterne_@naver.com
<저작권자 © 시사1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 145길 5-11 주영빌딩 6층 | 대표전화 : 02)3667-2533 | 팩스 : 02)511-1142 등록번호 : 서울,아02660 | 등록년월일 : 2013.05.21 | 발행인/편집인 : 윤여진 Copyright © 2020 (주)시사1. All rights reserved. Email : 016y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