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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59] 서정주 ‘국화 옆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 서정주, 시 ‘국화 옆에서’

 

이번 칼럼에서는 대한민국에 사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았을 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 시인의 초기 작품은 원색적인 시를 써오다가, 그의 말년에는 동양사상의 작품을 주로 쓰게 됐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많은 작품을 썼으며, 한국의 시성이라고 불릴 만큼, 그의 인지도는 높다. ‘국화 옆에서’라는 작품은 경향신문에 1947년 11월9일자에 실린 시다. 이 작품을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가을날에 무서리가 내리고 이색적인 모습의 조화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계절과 잘 어울린다는 얘기기도 하다.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가 실시될 예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는 18일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실시된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는 31일 24시까지 적용되며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조정되는 게 골자다. 더욱이 17일 0시를 기준으로 1차 접종은 총 4039만8477명이, 3316만6098명이 2차 접종을 마무리했다. 이를 인구 대비 접종률로 살펴보면 1차 접종률이 78.7%, 2차까지 접종 완료한 비율은 64.6%에 달한다. 이를 비춰볼 때 진정 다음 주부터는 전체 국민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이 70%를 넘어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올해 가을과 겨울은 코로나 시기 때의 가을과 겨울과는 다른 생활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으로는 기쁜 마음도 든다. 이제 서서히 코로나라는 먹구름이 우리사회에서 옅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놓아서도 안 될 터. 다가올 ‘보통의 계절’ 및 ‘보통의 삶’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 모두 설레는 마음과 경각심 모두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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