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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49] 윤동주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시 ‘서시’

 

이번 칼럼에서는 북간도에서 출생해 일제시대를 살다 간 윤동주 시인의 작품 ‘서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삶의 진정성을 추구한 작품으로 다분히 잠언적 성격이 농후하다는 게 문학계의 중론이다. 더욱이 이 작품은 윤 시인이 일본으로 유학을 간 다음 해인 1941년 11월20일에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선지 진실을 추구하기 위한 윤 시인의 결연한 각오가 작품에 잘 녹아있다. 즉 윤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순수하고도 양심적인 삶을 살아가고자 다짐했을 것이다.

 

8일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대장의 장례 절차가 산악인들의 애도 속에 마무리됐다. 김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인 드날리 등반 당시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고도 장애인 최초 ‘7대륙 최고봉’ 및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등산가다. 김 대장의 도전정신은 많은 이들에게 큰 희망을 주기도 했다. 김 대장이 보여준 삶은 윤 시인이 쓴 서시의 내용과도 유사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산 산악인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고인이 된 김 대장의 삶과 도전정신을 가슴 속에 새기고, 그를 애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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