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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39] 로버트 프로스트 ‘걸어보지 못한 길’

노란 숲 속 두 갈래길.

나그네 한 몸으로

두 길 다 가 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덤불 속 굽어든 길을

저 멀리 오래도록 바라보았네.

 

그러다 다른 길을 택했네.

두 길 모두 아름다웠지만

사람이 밟지 않은 길이 더 끌렸던 것일까.

두 길 모두 사람의 흔적은

비슷해 보였지만.

 

그래도 그날 아침에는 두 길 모두

아무도 밟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었네.

나는 언젠가를 위해 하나의 길을

남겨 두기로 했어.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법

되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었지.

먼 훗날 나는 어디선가

한숨지으며 말하겠지.

 

언젠가 숲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났을 때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갔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다고.

 

- 로버트 프로스트, 시 ‘걸어보지 못한 길’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이 낳은 문호 ‘로버트 리 프로스트’ 시인의 작품 ‘걸어보지 못한 길’을 소개하고자 한다. 프로스트 시인은 1961년 케네디 미국 대통령 취임식 때 자작시를 낭송해 시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프로스트 시인의 당시 인기는 엄청났다. 전통적인 농장 생활에 관한 시를 씀으로서 옛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특징이 있던 것. 특히나 그는 인유나 생략법 등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문장을 구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필자는 이번 칼럼에서 이 시를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공식개회를 선포한 것과 연관이 깊다. P4G는 녹색성장과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를 뜻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린 환경 다자회의다. 즉 프로스트 시인의 시 ‘걸어보지 못한 길’처럼 처음 가는 길을 현 정권이 걷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한국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추가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신규 석탄발전 공적 금융지원도 중단하기로 했다”며 “국내에서는 이미 우리 정부 출범과 함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허가를 전면 중단하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열 기를 조기 폐지하면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 정권이 선포한 녹색정책이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희망한다. 그리고 후손들에게 살기 좋은 땅을 물려주기 위한 현 정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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