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 기자 |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100일 가까이 지났다.
그제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부산을 찾았다.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이른바 ‘피습 자작극’이 벌어진 현장에서 부산 시민들에게 사과하기 위해서다. 그는 “저희 개혁신당이 이번에 부산시장 후보 공천을 하면서 더 충분하고 꼼꼼한 검증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검증을 하지 못했다”며 “자작극이라고 하는, 참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후보를 공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과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공천 과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부산 시민들에게 직접 사과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단 시민들이 주목하는 것은 사과의 내용만이 아니라 시점이다. 정이한 전 후보의 사건은 선거가 끝난 뒤 갑자기 드러난 일이 아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생했고, 후보의 피습 주장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지인과 사전에 꾸민 자작극으로 드러났고 정이한 전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렇다면 공천 과정의 문제를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이유 역시 선거가 끝난 뒤에야 생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건이 발생하고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부터 당은 후보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설명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졌어야 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뒤 100일 가까이 지나서야 사건 현장을 찾았다. 물론 사과에 늦은 때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에서 사과의 진정성은 말뿐 아니라 언제 책임을 인정했는가로도 평가받는다. 잘못이 발생했을 때 즉시 시민 앞에 서는 것과, 선거가 끝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현장을 찾는 것은 같은 사과라도 받아들여지는 무게가 다르다.
특히 공천은 정당이 유권자에게 후보를 추천하는 공식적인 행위다. 후보의 개인적 잘못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후보를 검증하고 공천한 정당 역시 그 과정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이번 사과에는 또 하나의 질문이 따라붙는다. 그동안 개혁신당은 무엇을 했는가. 왜 부산 시민들에게 직접 사과하는 데 100일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는지, 그 사이 공천 과정에 대한 내부적인 점검이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었는지 설명해야 한다.
더구나 당시 개혁신당의 당대표는 이준석 의원이었다. 당시 당대표가 모든 공천 과정을 직접 결정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천에는 여러 절차와 관계자들이 관여한다. 그렇다고 당대표로서의 정치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준석 의원이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있는지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직을 내려놓는 것은 정치적 책임의 한 방식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공천 검증 실패에 대한 설명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누가 후보를 검증했고, 어떤 부분을 놓쳤으며, 당시 지도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것 역시 책임의 영역이다.
이번 사과가 단순한 ‘뒤늦은 사과’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개혁신당이 진정으로 이번 일을 반성한다면 이제라도 공천 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왜 검증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책임은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민들의 신뢰도 기대할 수 있다. 개혁신당은 100일 가까이 지나 나온 사과가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이제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