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연속 ‘금리인상’…신현송 “재정 규모보다 생산성 봐야”

시사1 김기봉 기자 | 정부가 800조원대 ‘슈퍼예산’ 편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통화·재정정책 간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2026년 8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총재 기자간담회’에서 “재정지출의 규모만으로 정책 충돌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연구개발과 인공지능(AI), 사회간접자본(SOC) 등 생산성을 높이는 분야에 재정이 투입될 경우 통화정책과 보조를 맞출 수 있다”고 밝혔다.

 

신현송 총재는 재차 “재정 확대와 금리인상을 곧바로 정책 충돌로 규정할 수 없다”며 “재정 지출이 미래 투자에 투입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오히려 한국 경제 전체를 돕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정부의 확장재정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표면적으로는 서로 반대 방향의 정책이다. 재정지출 확대는 가계와 기업의 소득 및 총수요를 늘리는 반면 금리인상은 소비와 투자, 대출 수요를 억제해 물가와 신용 증가세를 낮추는 효과를 노린다.

 

특히 한은이 물가 확산을 막기 위해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상황에서 800조원대 예산이 단기 소비를 자극할 경우 긴축 효과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신현송 총재는 “재정지출의 ‘규모’보다 ‘성격과 용도, 집행 속도’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정이 단기 소비를 자극하는 데 집중되면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지만, 연구개발과 AI, 사회간접자본, 인적자본 등 생산성을 높이는 분야에 투입된다면 경제의 공급 능력을 확대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신현송 총재는 정부의 재정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그는 “2분기 국내총소득(GDI)이 15.6% 증가했다며 반도체 수출 호조와 교역조건 개선 등이 기업과 가계뿐 아니라 정부의 소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수 증가로 정부의 재정 상태도 이전보다 개선됐다”고 부연했다.

 

신현송 총재는 환율에 대해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과도하다는 평가에 선을 그었다. 그는 “6월 말과 비교하면 환율이 상당히 하락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됐다”면서도 “환율은 수준보다 예측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원·달러 환율은 역사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원화가 추가로 강세를 보이는 게 수입물가 상승률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