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악성 미분양’ 3만가구 육박…건설사 유동성 위기 번지나

시사1 김아름 기자 | 지방을 중심으로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이 다시 늘고 있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이 3만가구에 육박한 가운데 80% 이상이 지방에 몰리면서 지역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창하고 있다. 미분양 적체가 시행사와 건설사의 자금 회수 지연으로 이어질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지역 건설업계의 유동성 악화로 번질 가능성도 뒤따른다.

 

26일 국토교통부의 ‘2026년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464가구로 전월(6만5239가구)보다 2225가구(3.4%)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은 4월 6만5179가구, 5월 6만5239가구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786가구로 전월보다 436가구(1.5%)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주택이 완공돼 입주가 가능한 시점에도 계약되지 않은 물량으로, 일반 미분양보다 해소가 어려워 시장에서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린다.

 

미분양 증가세는 지방이 주도했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8770가구로 한 달 새 169가구(0.9%)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지방은 4만8694가구로 2056가구(4.4%) 늘었다. 한 달 동안 증가한 전국 미분양 물량의 92.4%가 지방에서 발생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의 미분양이 8894가구로 가장 많았다. 부산도 8071가구에 달했고 경북은 전월보다 1005가구 늘어난 5284가구를 기록했다. 충남은 한 달 사이 681가구(8.3%) 증가했으며 강원 역시 526가구 늘어난 3420가구로 집계됐다.

 

준공 후 미분양의 지방 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했다.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4695가구로 전월보다 2.8% 감소한 반면 지방은 2만5091가구로 2.3% 증가했다. 전체 준공 후 미분양 가운데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84.2%에 달했다. 지방에서 미분양이 장기간 적체될 경우 건설사의 자금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분양대금 회수가 지연되면 시행사와 건설사는 토지비와 공사비를 제때 회수하기 어려워지고 PF 대출 상환 부담도 커진다. 특히 수도권 대형 건설사보다 지방을 기반으로 하는 중견·중소 건설사의 재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신규 사업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분양 부담이 커진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인허가와 착공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방 미분양 문제를 단순한 개별 단지의 분양 실패가 아닌 구조적인 수요 부족 문제로 보고 있다.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 수도권과 지방 간 주택가격 격차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미분양 매입, 세제·금융 지원, 지역별 공급 조절을 함께 검토하지 않으면 건설사 유동성 악화와 신규 공급 위축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