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남에 42조원 베팅…미래산업 허브로 도약

시사1 장현순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영남권에 10년간 42조원을 투자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계기로 영남권에 총 312조원의 투자금이 집결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지역을 전동화와 인공지능(AI), 수소, 로보틱스, 항공·우주, 에너지 등 미래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영남권 투자액은 전체 예정 투자금의 약 13.5%에 해당한다. 단순히 기존 자동차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울산을 중심으로 대구와 창원까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생산·부품 생태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항공·우주와 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 울산 중심축…AI 제조 허브로 전환 = 이번 투자의 중심에는 현대차그룹의 모태인 울산공장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인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을 기반으로 최첨단 자동화와 통합 생산체계를 갖춘 ‘AI 제조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AI 기반 자율주행차(AI DV) 제조 역량을 확보하고 로보택시 수준인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도 나선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생산기지를 전기차와 AI,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된 미래형 제조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영남권 투자를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닌 미래 제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기 전략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 울산·대구·창원 잇는 전동화 생태계 =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생산시설뿐 아니라 핵심 부품 생산기지도 영남권에 집중한다.

 

현대모비스는 울산에 배터리 관련 생산시설을, 대구에는 모터·제어기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현대위아는 창원에 열관리시스템 생산라인을 신설한다. 배터리부터 모터·제어기, 열관리시스템까지 전기차 핵심 부품을 영남권 곳곳에서 생산해 지역 내 전동화 가치사슬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수소 분야도 투자 축 가운데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을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와 PEM 수전해기 등을 생산하는 청정에너지 수출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울산의 완성차 생산과 수소산업, 대구의 전동화 부품, 창원의 열관리시스템 등을 연결해 영남권 전체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하나의 생태계로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 자동차에서 항공·우주·에너지까지 = 현대차그룹의 영남권 투자는 자동차 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룹은 미국 미래 항공 모빌리티 법인인 슈퍼널과 협력해 차세대 기체 개발에 나서는 한편, 우주 발사체 엔진과 달 탐사 로버의 핵심 기술 국산화도 추진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해상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수소연료전지와 수전해 플랜트 등 청정에너지 기술을 연계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로보틱스와 AI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와 제조·에너지 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 영남권 산업지도 바꾸는 10년 투자 = 현대차그룹의 42조원 투자는 울산·대구·창원 등 영남권 주요 산업도시의 역할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기존 울산의 완성차 생산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산업구조가 전기차와 AI 제조, 배터리, 모터·제어기, 열관리시스템, 수소 등으로 확대되고, 여기에 항공·우주와 에너지 분야까지 더해지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래 산업의 생산 기반을 영남권에 구축하고, 관련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 및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