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존재감에…5월 경상수지 386억달러 ‘사상 최대’

시사1 김기봉 기자 |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또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5개월간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고, 한국은행은 다음 달 발표될 6월 경상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수출 호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였던 지난 3월(379억3000만달러)을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다. 전월(282억9000만달러)과 비교해도 100억달러 이상 늘었다. 경상수지는 3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기록은 상품수지가 견인했다. 5월 상품수지 흑자는 378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943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2.9% 급증했다. 반도체 수출이 167.7% 늘어난 데 이어 SSD 등 컴퓨터 주변기기 수출도 249.4% 급증하며 전체 수출을 이끌었다. 석유제품과 화공품 등 비IT 품목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출 저변을 넓혔다.

 

수입 역시 반도체와 전기전자기기,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2.2% 증가한 56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출 증가 폭이 이를 크게 웃돌며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10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월보다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여행수지와 지식재산권 사용료수지가 나란히 흑자로 전환한 영향이다. 특히 방한 외국인 증가로 여행수지가 개선됐고, 배당과 이자를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도 21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경상수지 확대에 힘을 보탰다.

 

올해 누적 실적은 더욱 가파르다.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3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1230억50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제시한 올해 연간 전망치인 2500억달러 달성도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한은은 수출 흐름을 감안할 때 6월에도 기록 경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6월 수출 상황 등을 보면 경상수지 흑자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상 처음으로 400억달러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수출은 1022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IT 품목뿐 아니라 석유화학과 바이오 등 비IT 수출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경상수지 개선세를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