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아름 기자 | 한때 청년 실업은 “취업 준비생이 많다”는 말로 설명됐다. 스펙을 쌓고, 시험을 준비하고, 면접을 기다리는 청년들이 노동시장 밖에 머무는 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통계는 조금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제는 “취업 준비 중”이라는 말 대신 “그냥 쉰다”는 청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후반 비경제활동인구는 78만4000명으로 늘었다. 특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었음’ 상태에 있는 청년은 22만8000명에 달했다. 단순히 취업이 늦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노동시장 자체에서 멀어지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 우려스러운 건 이 현상이 경기 침체기 일시적 충격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청년 인구는 줄고 있는데 경제활동 참가 인구 감소 폭은 더 크다. 기업들은 경력직을 선호하고 공개채용 대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에게 요구되는 경험과 역량의 문턱은 높아졌지만, 정작 첫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결국 청년들은 취업 준비를 반복하다 지친다. 취업 시장 안에서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도전 자체를 멈춰버리는 것이다. “쉬었음”이라는 표현은 통계 용어로는 담백하지만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미래 계획을 유보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는 청년들의 체념에 가깝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청년 실업을 개인의 노력 부족 문제처럼 바라본다는 데 있다. 스펙이 부족해서, 눈높이가 높아서, 중소기업을 기피해서라는 익숙한 분석이 반복된다. 그러나 첫 취업까지 평균 1년 이상 걸리는 현실에서 청년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건 한계가 있다.
청년들이 원하는 건 거창한 특혜가 아니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노동시장, 첫 경력을 시작할 최소한의 기회, 그리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청년들이 “취업 준비 중”이라는 말 대신 “그냥 쉰다”고 답하기 시작했다는 건 단순한 고용 지표 악화 이상의 경고다. 사회가 청년들에게 더 이상 희망의 언어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