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우리 어머니”
누군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분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우리 어머니”
누군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분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우리 어머니”
그런데
그런데
누군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 누구냐고 묻는다면 “우리 어머니”
우리 어머니 꽃다운 20살에 시집오셔서 금년 86세이시다. 아버지와 66년을 함께 사시면서 우리 4남매를 기르셨다.
조선시대 여인네들 장님 3년,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그래서 9년을 시집살이 했다는데, 우리 어머니는 평생을 장님, 벙어리로 귀머거리로 사셨다. 평생을 말없이 남편 섬기고, 우리 4남매 키우며 일만하셨다.
어머니의 삶에 남편과 우리 4남매만 있었고, 본인은 없었다.
그 결과로 우리 어머님 지금 치매로 입원해 계신다. 자신도 잃어버리고, 남편도, 자녀들도 잃어버리셨다.
어머님이 입원하시니 아버님도 더불어 요양원에 계시고, 형제들도 걱정이 말이 아니다. 어머니 불행이 모두의 불행이더라.
나도 어머니 딸인지라 그 어머니에게 배워서, 시집와서 20년을 어머니처럼 살았다.
남편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해보고, 애들 키우며 일만하고 살았다.
그러다보니 내가 어느 사이 우리집 하녀가 되어있더라. 우리 어머님 우리집 오실 때마다 내 그런 모습 보시며 얼마나 얼마나 안쓰러워하셨는지를 예전엔 몰랐는데, 어머님의 그 눈길이 세월이 흐르면서 가슴 깊숙이서 살아나는 것은 왜일까? “순옥아 너는 나처럼 살지마! 너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아 네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해!” 그런 어머님이 치매로 입원하신 후, 다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면서도 나는 알아보시는데, 여전히 나를 향해 “순옥아 나처럼 살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야 해!” 눈으로 말씀하신다.
어느 날 깨달은 진리, 내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지, 내가 자유로워야 남편이 자유롭지, 내가 건강해야 아이들이 건강하지. 참자 가정을 위해, 그러나 너무 참지는 말자 가정 행복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