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왜 인성교육인가?

  • 등록 2016.01.26 00: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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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 6.25 사변의 참화로 대한민국은 누가 보아도 재기 불능한 폐허의 땅이었다.

• 이 땅의 복구를 돕기 위해 UN에서 파견한 특별조사단 UN한국재건위원회(UNKRA)가 일주일 동안 방문 후 “한국 땅에서 경제 재건을 기대한다는 것은 마치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는 보고서를 썼다.

(1955.10.8.). 그 당시 우리나라를 시찰하고 돌아간 英國「런던 타임즈」의 사이몬즈 기자도 똑같은 내용을 신문 헤드기사로 실었다.

 

• 실제로 우리 실정인 절량농민의 수를 보사부는 209만 명이라고 집계(1961.3.16)한 일이 있었다.

호수로 34만 호에 이르는데 이는 한국 농민의 20% 정도가 절량 상태에서 허덕이고 있은 셈이다.

 

• 당시 당오국민학교(부안군 행안면) 어린이의 동시 ‘보리야 어서 나오너라’는 우리나라의 절박한 실정을 웅변해 주었다.

 

" 우리가 먹고 있는 옥수수 가루,
밥을 먹고 싶다
어떻게 산담. 아 아 .....
어서 보리야 나오너라. "

 

• 그러나 이 시절에는 배가 고파도 돈 보다 사람이 더 크고 중하다고 생각했고 길을 갈 때에도 사람이 가는 길을 따라가야 한다고 가르쳤다.
 
또한 지금은 가난하지만 부지런히 일하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신념을 심어 주면서 부지런히 일했다.

그 결과 국민소득 2만 불과 무역규모 1조 800억 불이라는 경이도운 성과를 거두어 잘살게 되었다.

누가 보아도 잘 살 희망이 없었던 그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워 냈다.

 

• 그런데 잘 살게 되면서 사람이 점점 작게 보이고 돈이 크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탐욕의 노예가 되어 사람이 가는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게 되었다.

 

• 그래서 지금 까지 학교교육 현장에서는 산업사회의 병폐를 치유하고 사람의 길을 찾아 주려고 지·덕·체를 겸비한 민주시민 육성을 목표로 인성교육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그런데 왜 또 인성교육을 다급하게 부르게 되었을까? 그것은 학교폭력 ․ 사회폭력 ․ 강력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여기에 반인륜적 범죄까지 가세하더니 급기야는 국기를 흔드는 반국가 활동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면서 위기의식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 정부는 그 원인을 人性이 경제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데 있다고 보고, 그 대응책으로 ‘인성교육진흥법’(人性敎育振興法)을 제정하여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2. 바람풍(風) 서당의 ‘바담풍(風)’ 소리가 너무 크다..

• 바담풍(風) 교육은 혀가 짧은 서당 훈장이 ‘바람풍(風)’자를 가르치는데 ‘바담풍’이라고 계속 발음하며 바담풍 소리를 따라하는 제자들은 꾸짖었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자기는 제대로 모범을 보이지 못하면서 자녀나 다른 사람에게는 바르게 하라고 요구할 때 쓰는 말이다.

그 바담풍 훈장이 우리 정치인 ․ 법조인 ․ 종교인 ․ 언론인 ․ 기업인 등 소위 사회 지도층이다.

오늘도 살찐 바담풍 훈장이 일그러진 모습으로 비틀거리며 ‘바-담-풍’, ‘바-담-풍’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 청소년들은 자란다.

우리 청소년들은 본받을 대상을 찾지 못하고 비틀거리다 탈선한다.
 
정부는 남귤북지와 맹모삼천지교의 교훈을 절감하게 되면서 그 치유책으로 인진법 까지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 항상 옆으로 기는 행동을 보아온 게가 자식들에게 앞으로 기라고 해도 옆으로 기는 모습이 이미 각인 된 새끼 게는 앞으로 기려고 해도 무의식중에 옆으로 기어간다.

 

3. 국민 정서(情緖)법 우선의 법칙은 어떨까?

• 국민정서법은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행위를 법에 빗대어 하는 말로 실정법 (성문법)이전의 불문율(不文律)이다.

• 문맹자인 할머니는 재산 문제로 다투는 판사 형제에게 사람의 도리인 정서법을 적용하여 판결한다.

• 실정법으로는 사람 ․ 정치인 ․ 법조인 ․ 종교인 ․ 언론인 ․ 기업인인데 국민정서법으로는 사람이 아닐 때도 있다.

• 꽁짜와 갑질이 화두가 되는 사회, 그것은 질 높은 인간사회 건설을 포기하고 약육강식의 동물사회로 회귀함을 의미한다.

• 탐욕을 응징하는 고압의 집충등(集蟲燈)에 탐욕으로 분별력을 잃은 왕, 정치인. 법조인 등이 몰려들어 타 죽는다. 개인과 가문의 명예도 태웠기 때문에 똘똘한 후손들은 그들이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고 돌아선다.

 

4. 맺는 말

• 인진법은 인성교육을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으로 정의했다.

• 상호신뢰와 약속을 지키는 준법정신이 바탕 된 대화와 타협으로 공공선을 찾아 사람이 가는 길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 소크라테스는 개인에 대한 사적 의무보다 국가의 법에 대한 공적 의무가 선행한다는 자신의 철학적 소신에 따라 독배를 마셨다.

굳어져가는 스승의 몸을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할 말을 묻는 애제자 크리토에게 그는 이렇게 말한다.

‘크리토 君, 내가 이웃집 아스크래피우스에게 수탉 한 마리를 빚졌으니 잊지 말고 꼭 갚아주게.’ 그리고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죽어가면서 까지 소크라테스는 법의 정신을 강조했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인류의 스승이다.

• 동서양 철학의 핵심은 중용이다. 우리는 항상 기울지 않는 디케의 저울처럼, 노블레스오블레쥬가 상식이 되었던 때, 누가 보아도 잘 살 희망이 없었던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워 냈다.

인진법에서 시도하는 인성교육의 방향을 잡는 길잡이가 되기를 기원한다.

 

신규동 전 청학고등학교 교장 기자 sisaon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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