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였다. ‘마치 암흑에 뒤덯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는 의미이다.
교수신문은 지난 12월 8일부터 1주일간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전국의 대학교수 886명이 참여해, 59.2%에 해당하는 524명이 ‘혼용무도’를 선택했다고 20일 보도했다.
‘혼용무도’는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한 것으로,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라는 의미의 ‘혼용’과 ‘사람이 걸어야 할 정상적인 길이 붕괴된 야만의 상태’를 의미하는 ‘무도’가 결합된 말이다. 즉,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 전체가 야만의 상태에 빠졌다는 말이다.
혼용무도를 추천한 고려대학교 이승환 철학과 교수는 “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로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지만 정부가 무능한 모습만 보여줬다”고 지적하며 “또,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은 삼권분립, 의회주의 원칙을 크게 훼손했고, 후반기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이 낭비되었다”고 설명했다.
선정되지 못한 다른 사자성어 역시 위태롭고 혼란스러운 사회를 묘사하는 것이었다. 14.3%의 교수가 선정한 사자성어는 ‘사시이비(似是而非)’로,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이었다. 공정함과 객관성을 내세운 정부의 정책이 실상 그렇지 않다는 비판인 셈이다.
3위는 ‘갈택이어(竭澤而漁)’, 즉 ‘연못의 물을 퍼내어 고기를 잡는다’는 말로, 목전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지적하는 사자성어다.
이외에도 ‘위여누란’, ‘각주구검’ 등의 사자성어가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