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여한 농민 백남기(69)씨를 과잉진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강신명 경찰청장이 “인간적으로는 충분히 안타쌉다고 생각하는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의 시위진압 과정에서 백 씨가 중상을 입었는데 ‘인간적으로라도’ 사과를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강 청장은 이와 같이 답변했지만, 법률적인 책임이 뒤따르는 사과는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청장은 “사실관계와 법률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어렵다”면서 “결과가 중한 것을 가지고 ‘무엇이 잘못됐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인간적인 사과와 법률적인 사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광화문에 세워진 차벽이 근거가 없다는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의 지적에는 “집회 당시 폴리스 라인을 두 군데에 설치했지만 시위대가 발로 무너트리고 올라오려 했기에 즉시강제 조치 측면에서 차벽을 사용했다”고 대답했다.
이번 집회를 두고, 여야 의원들은 과잉진압 여부를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우리가 민주화운동을 할 때는 도구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시위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폭력시위’를 비판했지만, 임수경 새정치연합 의원은 “시위대가 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며 “차벽으로 꽁꽁 막으니 자유를 침해받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며 차벽 사용에 대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