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테러로 인해 위축될 것 같았던 증시가 생각보다 빨리 공포에서 벗어났다.
11월 13일 파리테러 이후 충격을 받았던 증시는 17일, 반등을 시작해 1.02% 올랐다. 한국 외의 아시아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고, 미국‧유럽의 증시도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승했다. 오히려 프랑스가 대규모 공습을 시작하며 국제 유가가 2.5% 오르는 호재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도 빚어졌다.
외신은 이번 파리 테러사건의 부정적인 영향이 적은 이유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꼽았다.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 미국 금리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패닉’이라고 부를 만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9.11테러 등 과거의 대형 테러 때에도 그 충격이 한 달 넘게 이어지지 않았다는 투자자들의 경험도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9.11테러 당시 증시 회복에는 42일이 걸렸고, 2004년 스페인 열차 테러 때는 20일, 영국 런던테러는 2일, 미국 보스턴 테러는 15일 정도로 꽤나 빠르게 세계주가는 회복해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영향도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르다. 프랑스는 국내총생산(GDP)의 7.5%가 관광산업에서 나오고 있다. 프랑스를 찾는 관광객이 없으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체의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빅토르 콘스탄치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금융시장은 조용하지만 파리 테러가 지금까지 직면하고 있던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또, 빠르게 회복한 증시 탓에 미국이 파리 테러로 인해 금융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부채가 많은 신흥국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제통화기금은 신흥국의 부채가 2014년 기준 18조달러로, 세계경제의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신흥국 부채로 인한 위기가 발생할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며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경제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