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가 밝혀지지 않던 건국대 호흡기질환의 진원지가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동물사료 관련 실험실 2곳으로 추정되었다. 방역당국은 병원체와 이동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민간 역학조사자문위원단은 의심환자 55명 중 17명이 동물사료를 개발하던 실험실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감염원이 실험실에 내부에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이 두 개 실험실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한 사료 첨가제 개발과 농엄 부산물을 발효시켜 재활용하는 법, 동물 약품 신소재 연구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실험실에서 사용하던 사료가 부패해 바이러스나 세균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고, 실험과정에서 사용하거나 발생한 화학 물질이 인체에 해를 끼쳤을 수도 있다.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는 감염을 일으킬 수 있지만, 증식하지 않아도 폐에 과민반응을 일으켜 폐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실험실의 모든 것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양한 가설을 만들어 놓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체 외에도 병원체가 퍼져나간 경로역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5층에서는 25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4층에서는 15명, 7층 13명, 3층과 6층에서 1명씩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실험실을 이용한 연구자, 사료 자체가 병원체의 주요 이동경로가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환자 13명이 발생한 7층에 다양한 연구자들이 드나드는 공동연구실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공조시스템의 공기 흐름보다 연구자, 사료 이동을 통한 병원체 전파 가능성을 더 높게 생각하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공조가 경로인지, 건물을 오가는 사람들이 병원체를 옮겼는지 등 다양한 이동경로를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