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뇌를 속여 술 적게 마신 것처럼 느끼게 한다

  • 등록 2015.11.05 04: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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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의 진정작용 차단해, 다음날 피로감 더 크다

 

술을 마시고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카페인이 술을 적게 마신 것처럼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브라운대학교 알코올 및 중독연구센터 부소장 로버트 스위프트 박사는 “커피의 카페인이 실제 음주량보다 적게 마신 것처럼 뇌를 속인다”고 밝혔다.

알코올 성분은 뇌에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도파민 성분을 생성하는데, 도파민은 사이클릭AMP라는 화학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사이클릭AMP는 뇌를 활발하게 만든다.

이 때, 뇌의 가열을 막기 위해 체내에서 특별한 효소를 통해 사이클릭AMP를 억제하는데, 이를 통해 뇌의 활성화가 중단되면 알코올의 진정제작용이 시작된다. 술을 마셨을 때, 피곤함을 느끼고 정신이 흐려지는 원리가 이것이다.

하지만 카페인을 섭취하게 될 경우, 사이클릭AMP를 억제하는 효소가 차단되어 알코올의 진정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체내 알코올은 뇌를 느리게 만들지만 몸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스위프트 박사는 “카페인이 알코올의 진정 효과를 감추지만 혈액 속 알코올 양은 그대로인 것이 문제”라며 “술과 커피를 섞어 마시면 잠을 잘 때도 중간에 깨는 일이 생기고, 카페인의 효과로 다시 잠들기도 힘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날에 피로가 풀리지 않게되고, 카페인이 체내 수분을 탈취해 숙취도 심해진다”며 “술과 커피를 동시에 마시지 말고, 꼭 마셔야 한다면 카페인이 없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김진휘 기자 hwee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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