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면세점 2차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는 현재 운영하는 면세점 중 소공점과 잠실점의 사업권을 지켜내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있는 롯데는 일본 롯데의 지분을 줄이기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할 예정이다. 호텔롯데의 매출 80%는 면세점 운영에서 나오고 있어, 면세사업권을 뺏길 경우에 기업가치평가가 크게 달라져 상장추진이 힘들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라도 면세사업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SK네트워크는 이번 면세사업권을 뺏길 경우 면세사업 기반을 모두 잃게 된다. 현재 SK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은 서울 외곽에 있어 타 면세점보다 매출이 적다. SK는 워커힐 면세점의 입지가 좋지 않아 사업권을 잃을 것에 대비해 동대문에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추가 신청해두었다. SK관계자는 “기존 사업권을 지키지 못하면 면세업계에서 발을 떼야한다”며 “기존 사업권을 지키면서 신규 사업권을 따내 면세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와 두산은 이번 입찰전이 서울에 면세점을 차릴 기회이다. 정부가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확정된 사항이 아닌데다, 이번 입찰이 끝나면 다음 기회는 롯데 코엑스 면세점의 특허가 만료되는 2017년 12월까지 기다려야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지난 여름에도 신규 면세사업자 입찰에서 낙방했다. 이번 입찰에서도 떨어지게 되면 다음 입찰기회가 오는 2년동안 부산, 인천 등 수익이 그렇게 안 좋은 면세점을 가지고 면세사업을 유지하게 된다. 잇따른 입찰실패 역시 기업 내부에 문책성 인사 등의 좋지 않은 영향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중공업이 주력이던 두산은 최근 실적악화로 사업구조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그 중 새로운 동력으로 손꼽히는 것이 면세사업이다. 두산은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타워 빌딩을 가지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에게 수요가 많은 면세사업을 시작하려 한다. 이번 입찰에 떨어지면 새 성장동력은커녕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2년을 보내야 한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은 100년이 넘는 기간동안 다양한 사업을 경험해 유통 DNA를 가지고 있다”며 “두산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면세점을 키워낼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