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인정교과서가 북한찬양? 번지수 잘못 찾은 지적

  • 등록 2015.10.15 06: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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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의 생각아닌 꾸며낸 가상대화... 북한체제에는 독재보다 심한 비판 많아

 

10월 14일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금성출판사의 자습서 겸 문제집이 좌편향적이라고 비판했다. ‘위대한 수령님의 생가’ 운운하는 표현이 있다는 이유였다.

또한,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북한에 대해서는 독재라는 표현이 2번밖에 등장하지 않는데 남한에는 24번이나 사용되었다”며 기존 검인정교과서가 특정 이념에 경도되어 있다는 주장에 힘을 더했다. 기존 검인정 교과서들이 북한을 찬양하고 한국에 대해 과도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제기되었던 교과서에서는 북한을 찬양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내용이 많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금성출판사 ‘더 고등학교 한국사’ 246쪽의 문제에서 김 대표가 지적한 ‘위대한 수령님의 생가’라는 구절을 찾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구절은 북한주민의 가상대화 형식으로 꾸며낸 대사로 말풍선 안에 들어있었다. 집필자의 생각이라기보다는 북한 체제의 우상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가상 대화의 형식이었다.

 

또, 검인정 교과서 8종을 모두 확인한 결과, 북한 체제에 대해서는 ‘독재’라는 단어보다 더욱 부정적인 단어들로 기술되어 있었다. 유 의원은 ‘세습체제’ 33회, ‘우상화’ 15회, ‘개인숭배’ 10회, ‘독재‧권력독점’ 35회, ‘유일지배체제’ 26회 등 북한체제를 독재 혹은 독재에 준하는 부정적인 상태로 규정한 횟수가 119회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이 말하는 북한 찬양과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또 ‘아이들이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걸었다가 “실제로 그렇다면 이 교과서를 검인정한 교육부 장관부터 구속하라”는 비판에 황급히 회수했다.

한국사교과서의 국정 전환을 두고 좀더 세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헌상 기자 gjstkd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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