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억 들어간 샵메일 사용 저조, 예상치 0.02%

  • 등록 2015.09.21 00: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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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입 강제에도 등록건수, 사용량 전부 저조... 사실상 실패

 

정부가 83억원을 들여 투자한 ‘온라인 등기’ 샵(#)메일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병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 도입 이후, 3년 뒤에는 8,885,569건의 주소 등록과 63억 이상의 메일이 유통될 것이라고 추측한 샵메일이 실제로 2015년 9월, 총 230,550건의 등록과 1,031,990건의 메일이 유통되고 있다고 드러났다. 주소등록은 예상치의 3.4%, 유통건수는 예상치의 0.02%였다.

샵메일은 2012년 6월, 전자거래기본법을 개정하고 공인전자문서를 유통하기위해 도입되었다. 정부나 기업이 샵메일로 공인전자주소를 만들고, 그 계정으로 보내는 메일은 법적인 효력을 지니게 하는 방식의 ‘온라인 등기’를 표방했다. 이 사업에 총 82억 8,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샵메일의 유통은 대부분 정부가 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 유통된 샵메일의 76%는 국가가 보낸 것이고, 나머지 24%는 법인기업이었다. 개인이 보낸 샵메일은 100만건 중 569건이었다. 전 의원은 “정부가 등록건수를 늘리기 위해 정부기관과 용역 계약을 진행하는 민간업체에게 샵메일 사용을 강제하고, 국방부의 협조 하에 예비군에게도 가입을 강제했지만 실제 사용량은 저조했다”고 지적했다.

샵메일은 기존의 메일과 달리 ‘@’이 아닌 ‘#’을 사용한다. 세계에서 통용되는 표준 이메일 기술에서 동떨어진 메일이다. 전 의원은 “세계 수십억명이 사용하면서 보안이 강화되고 발전하는 표준 이메일 기술을 버리고, 호환되지 않는 새 기술을 만들어 세계 표준화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며 “지금이라도 ‘실패’라고 인정하는 것이 예산낭비를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헌상 기자 gjstkd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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