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살인’의 용의자 김일곤(48)씨가 범행 8일 만에 검거되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35세 여성 주모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공개수배한 김씨를 17일 오전 11시 5분경 성동구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9일 오후 2시 10분, 충남 아산의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자기의 투싼 차량에 타려던 주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씨의 시신은 11일 성동구의 빌라 주차장에서 불에 탄 상태로 발견되었다.
이전에도 김씨는 8월 24일 경기도 일산 동구의 대형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하려고 흉기로 위협했지만, 여성이 거세게 저항하자 자동차만 훔쳤다.
강도, 특수절도 등으로 전과 22범이었던 김씨는 도주 중 옷을 갈아입거나 선불전화를 사용하면서 경찰의 추적을 효과적으로 피해왔다.
그러나 17일, 성동구의 동물병원에서 “개를 안락사시키는 약을 달라"며 흉기로 난동을 부렸고, 겁에 질린 수의사와 간호사가 진료실의 문을 잠그고 경찰에 신고하자 달아났다.
경찰은 병원에서 난동을 부린 사람이 김씨라고 판단하고 주변을 수색해 1km 떨어진 지점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차량과 휴대폰을 훔칠 생각이었지 살해할 의도는 없었는데, 주씨가 용변을 보겠다고 말하고 도망치려해서 화가 치밀어올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청은 김씨를 직접 검거한 주재진 경사와 김성규 경위는 1계급 특진하고, 김씨의 흉기를 뺏는 등,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 2명에게는 ‘용감한시민장’과 보상금을 수여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