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만든 무슬림 고등학생에게 '폭탄' 의심, 미국 이슬람 공포증

  • 등록 2015.09.17 02: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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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 지도층, 도 넘은 이슬람 공포증 비판, 피해 고교생 격려해 화제

 

미국의 이슬람 공포가 무슬림 고교생 아흐메드 모하메드(14)가 만든 시계를 폭탄으로 몰고 갔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등 미국 사회 지도층 유명 인사들이 모하메드를 응원해 미국 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인근의 위성도시 어빙에 위치한 매카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수단 이민자 출신 가정의 모하메드는 집에서 만들던 시계를 학교에 가져갔다가 교사에 의해 ‘폭탄’을 만든다는 혐의로 경찰에게 구속되어 청소년 유치장에 갇혔다가 풀려났다. 학교에서는 3일의 정학처분을 내렸다.

모하메드는 이번 학기에 고교에 진학해 자신의 특기를 보여주고 싶어 시계를 만들어 가져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어 교사가 폭탄같다며 교장에게 보고하고, 교장이 경찰에 신고해, 수업을 받던 모하메드는 경찰의 추궁을 받아야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은 자세한 진술서를 쓰지 않으면 퇴학시키겠다고 협박하고, 경찰은 시계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시계 제작에 관해 전모를 털어놓지 않아 설명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연은 SNS를 통해 미국 전역에 퍼졌다.

가장 먼저 글을 올린 사람은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그는 “추정과 두려움은 우리를 방해할 뿐”이라고 미국의 이슬람 공포증을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멋진 시계를 백악관에 가져와달라”며 “우리는 너처럼 다른 아이들이 과학을 좋아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칭찬했다. 저커버그 CEO는 “모하메드를 직접 만나고 싶다. 기술과 야망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박수를 받아야 하지, 체포당할 일이 아니다”라며 모하메드를 격려했다.

 


모하메드를 가짜폭탄 제조혐의로 기소하려던 경찰은 현지시간 16일, 모하메드를 무혐의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모하메드는 “모든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우리는 인종 불평등을 멈추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지할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헌상 기자 gjstkd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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