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의 유출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시장 순매도는 22거래일동안 이어졌다. 최근 3개월 외국인들이 판 국내 주식과 채권은 10조원에 달한다.
9월 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는 8월 주식시장에서 유출된 외국자본은 4조 1,092억원이라고 밝혔다. 9월에 들어서도 2,428억원 가까이 팔았다.
지난 6월부터 -3,890억원의 순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은 7월에는 2조 2,610억원을, 8월에는 그 두 배인 4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주식 보유비중은 시가총액의 30% 이상에서 20%대로 떨어졌다. 외국인 보유비중이 이렇게 떨어진 것은 2010년 10월 이후로 처음이다.
원화표시채권의 매도도 크게 늘었다. 6월, 5,610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은 7월에는 2조 6,180억원의 원화채권을 매도했다. 8월은 2,400억원을 매도해,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순매도세가 이어졌다.
이 같은 연속되는 매도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확정적인 것에 대한 반응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2013년 5월, 당시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가 양적완화 축소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뒤, 코스피는 1790선까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져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미국은 현재 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중국의 경제가 경착륙한다는 우려에 흔들려, 전반적인 신흥국들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그 중, 한국은 중국으로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 더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의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지만, 그나마 미국의 금리 인상이 미국의 경제 회복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미국 경제지표가 좋아지면 중국과 한국으로 긍정적인 흐름이 전해지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밝혔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신흥국 통화가 하락 반전하고 유가가 4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아직 기대할 만한 요인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