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위주 교육정책, 선택과목 '멸종'

  • 등록 2015.08.21 01: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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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 관계없는 과목은 전공 변경 권고해

 

입시 위주, 정부의 교육정책에 따라 급변하는 선택교과 때문에 일선 교사들의 고충이 심화되고 있다.

1992년, 제 6차 중등교육과정의 선택교과에는 ‘교련’, ‘무용’ 등의 교과가 사라지고 ‘환경’이 신설되었다.

2000~2008년에는 환경교육을 전공한 교사 70명이 임용되었고, 이명박 정부는 환경 교과를 ‘환경과 녹색성장’으로 바꾸고, ‘환경교육진흥법’을 제정, 2010년에는 ‘환경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환경 교육을 위한 제도정비를 마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전국에서 환경을 가르치는 학교는 10% 정도이다.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2008년에는 2800 여명이던 환경 교사는 2014년 293명만 남았다. 2009년 이후, 환경교사는 단 한명도 임용되지 않았다. 올해 대구대학교 환경교육과는 신입생이 없었다.

각 교육청에서는 과목 수요보다 교사가 많은 ‘과원교사’에게 복수전공 연수를 받아 국어, 영어, 수학 등으로 과목을 변경하라고 권고한다. 대부분의 환경교사가 어쩔 수 없이 생물이나 진로담당 교사로 전공을 변경했다.

이러한 ‘과원교사’문제는 환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제2외국어 중에서도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교사역시, 실제 일반계 고교에서 그 과목을 가르친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한 독일어 교사는 “영어나 중국어로 옮기거나, 여러 학교를 전전하는 ‘순환교사’가 된다”고 말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안’에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필수 과목에 ‘정보’ 추가, 고교 진로선택과목 추가 등이 담겨있다. 비인기 선택과목은 계속해서 입지가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교육계 내부의 비정규직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2008년 체육수업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전문 스포츠 강사를 체육교사로 채용했지만, 비용문제로 인해 2013년, 체육교사를 더 뽑기로 해 스포츠 강사들은 직장을 잃게 된 것이다. 이런 문제는 영어회화 강사, 상담 교사 등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과목을 옮긴 교사는 6개월의 연수로 전공 공부를 다시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완벽한 수업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어렵다.

교육계에 만연한 입시만능주의가 교육의 다양성을 해치고 있다.

 

김헌상 기자 gjstkd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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