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정신지체와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낭설로 인해, 전세계에서 매해 어린이 150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방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모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것이다.
현지시간 18일, 세계보건기구(WTO)는 ‘백신 기피에 대한 WTO의 권고’를 ‘저널 백신’에 기고해 이같이 밝혔다.
백신에 대한 두려움은 1998년, 일부 의학자들에게서 시작되었다. 영국 로열프리병원의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는 1998년 2월, 의학저널 ‘랜싯’에 ‘행동장애가 있는 아이 12명 중 8명이 혼합백신 MMR을 맞은 뒤에 증세가 나타났다’는 논문을 게재했다. 또한 2001년에는 이런 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백혈구에서 홍역 바이러스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웨이크필드 박사는 홍역바이러스의 유래가 백신에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논문을 계기로 영국에서는 백신접종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총리는 늦둥이에게 백신을 접종했냐는 질문에 답변을 피해, 백신에 대한 공포감이 더욱 커졌다. 결국 영국에서는 홍역이 다시 기승을 부렸고, 사망자도 나타났다.
백신 공포는 영국뿐만이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미국의 일부 학자들은 소아용 백신에 첨가된 보존제 ‘티메로살’에 들어있는 수은이 아이들에게 쌓여 자폐증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2015년 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에서 홍역이 갑자기 퍼져서 논란이 되었다. 미국은 이미 2000년, 미국 내 홍역 바이러스 소멸을 선언했었다.
2월에는 독일에서 남자 어린이가 홍역으로 숨졌다. 그 아이는 홍역을 예방하는 MMR을 맞지 않았다.
국내역시 백신공포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4월,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쓴 일본의 책 ‘우리아이 예방접종의 불편한 진실 7’이 번역되어 발매되었다. 이 책은 예방접종이 중증장애를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웨이크필드 박사의 논문은 조작된 것으로 판명되어 2010년, ‘랜싯’은 해당 논문들을 모두 철회했다. 티메로살이 자폐증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1999년 미국 소아과학회에 의해 밝혀졌다.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면역체계가 중요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다면 전염병은 자연 소멸하게 된다. 미국이 홍역 소멸을 선언한 것도 그런 이유이다. 한, 두 명이 면역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그는 사회 전체의 면역체계에 구멍을 내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한국은 올해, 메르스사태를 통해 전염병의 위험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전염병으로 인한 충격을 막기 위해, 사회 전체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