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 필리핀 부통령 만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해야”

  • 등록 2023.07.26 00: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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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1 = 윤여진 기자) 국회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현지시각으로 지난 25일 오전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마틴 고메즈 로무알데즈 필리핀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필리핀을 공식 방문하고 있다. 김진표 의장과 두테르테 부통령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에 공감했다.

 

김 의장은 먼저 이날 오전 부통령실에서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을 면담했다. 다바오 최초의 여성 시장을 지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이다. 김 의장은 "마르코스 대통령, 로무알데즈 하원의장 등 여러 분이 한국 수해에 대한 심심한 위로와 연대 메시지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두테르테 부통령은 "한-필 수교 75주년을 앞둔 특수 관계인 양국 관계를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라 답했다.

 

김 의장은 이어 "내년 양국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려 한다"고 의지를 표하자 두테르테 부통령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전적인 타이밍"이라며 이를 고대한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남부 민다나오 출신의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한국이 팡일만 교량건설과 농촌 ODA 등 사업을 민다나오 지역에서 활발히 전개 중"이라며 "민다나오의 아름다움을 한국인 관광객도 즐길 수 있도록 안전에 지속 신경써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두테르테 부통령은 "민다나오 지역의 평화 안정과 개발협력에 관한 한국의 의지를 외교부와 관계 부처에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또 마르코스 대통령의 인프라 관련 슬로건인 BBM(Build Better More)을 언급하면서 "철도·도로·교량 등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한 한국 기업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두테르테 부통령은 "관계 부처인 고속도로 공공사업부에 전달해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이어 24일 동포 및 지상사 대표 간담회에서 청취한 여러 건의사항을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설명하고 적극 협조를 요청했다. 김 의장은 먼저 현재 100㎖ 당 6페소 수준인 '설탕세'를 2배(100㎖ 12페소)로 인상하는 법안에 대해 "식음료 가격 인상 부담이 빈곤층에게 전가될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두테르테 부통령은 "26일 오전 자신이 주재하는 '국가경제발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상·하원 및 외교부에도 전달하겠다"며 "조세 인상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공청회에 한국 이해관계자들을 반드시 포함하는 등 한국 측 우려를 신경쓰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이어 "가사도우미, 요양보호사 등 필리핀 우수 인력의 한국 송출 협의가 원만히 이뤄져 양국간 윈윈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이에 "필리핀은 마르코스 정부 들어 '이주노동자부'를 신설하는 등 해외노동자 송출에 큰 관심이 있다"며 해당 사안을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마지막으로 "필리핀 광업·제조업 발전을 위해 전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7000여 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여건상 소형모듈원전이 중요할 것인데, 국제적으로 기술력이 입증된 한국 기업들이 필리핀 에너지 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하며, 바탄원전 재개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에 두테르테 부통령은 "원전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비전 중 하나"라며 "하원에 설립된 '원자력 특별위원회' 의장과 에너지부에 이를 전달하고, 원자력 도입 관련 법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도 잊지 않았다. 김 의장은 "부산은 개발도상국의 스마트시티 발전에 좋은 모델"이라며 "2030부산엑스포를 한-필 양국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삼자"고 말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이에 "한국의 뛰어난 유치 역량을 잘 알고 있다"며 "시간이 있는 만큼 지속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 의장은 교육부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두테르테 부통령이 발휘하는 '마타타(MATATAG) 이니셔티브' 등 교육혁신 리더십이 선진적이라고 평가하고, 오는 9월 한국에서 개최 예정인 '글로벌 교육 혁신 서밋'에 두테르테 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좋은 제안에 감사하며, 한국 대사관과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윤여진 기자 016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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