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의장, 로무알데즈 필리핀 하원의장 만나 광물개발 등 호혜적 협력 확대 공감

  • 등록 2023.07.25 00: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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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1 = 윤여진 기자) 국회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현지시각으로 지난 24일 오전 수도 마닐라에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2박 3일간의 필리핀 순방에 돌입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페르디난드 마틴 고메즈 로무알데즈 필리핀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필리핀을 공식 방문하고 있다. 앞서 김 의장은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하원 사우스 윙 별관에서 로무알데즈 의장과 업무 오찬을 가지고 광물개발·에너지·방산 등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로무알데즈 의장은 환영사에서 "최근 한국에 있었던 수해 피해에 대해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6월 제주포럼에서 김 의장께서 보여준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일 제주포럼 참석차 방한한 로무알데즈 하원의장은 당초 오전에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비행기 문제로 참석이 늦어져 김 의장이 12시간을 기다려 만찬을 가졌던 일을 상키시킨 것이다.

 

로무알데즈 의장은 이어 "2024년 수교 75주년을 앞두고 필리핀 의회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지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근 양국 정부 간 협상이 완료된 한-필 FTA가 성공적으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비준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답사에서 "제주에서 의장님을 뵙고 이렇게 다시 만나 뵙게 되어 반갑다"며 "특히 오늘은 국정연설(SONA)이 개최되는 등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표단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수해 피해를 입은 한국을 애도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라고 사의를 표했다.

 

김 의장은 이어 "필리핀은 한국전쟁 당시 7000명 이상을 파병해 1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우리의 혈맹"이라며 "필리핀 국민들이 한국에게 보내주신 따뜻한 우정과 헌신, 그리고 희생을 잊지 않고 양국이 호혜적 협력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국회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또 "한국의 수많은 대기업들이 필리핀에서 전기·전자, 인프라, 방산, 원전과 SMR 등 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필리핀과 경제협력을 이루어나가고 있는데, 이번 방문을 통해 더욱 신속하게, 또 두 나라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해나가길 바란다"며 로무알데즈 의장이 언급한 한-필 FTA 비준에 대해서도 "어느 의회가 더 빨리 비준하는지 로무알데즈 의장과 내기하고 싶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 의장과 로무알데즈 하원의장은 오찬을 함께하며 광물 가공, 에너지·방산, 부산엑스포 지지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서 심도깊게 논의했다.

 

김 의장이 먼저 필리핀이 니켈과 구리 등 부존량이 세계적 수준임을 언급하자 로무알데즈 의장은 "필리핀은 원석을 수출하고 있어 부가가치가 낮은데, 원석을 반가공하거나 완제품으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화가 절실하다"며 "탄광이 외딴 지역에 있어 발전소와 송·배전 설비도 함께 도와달라"고 김 의장에게 요청했다. 이에 김 의장이 "귀국 후 대한상의 및 관련 기업들과 회의해 투자 희망 기업을 찾아보겠다"고 말하자 로무알데즈 의장도 환영한다며 한국과 비즈니스를 확대하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이어 "필리핀 광업·제조업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에너지,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클린에너지'가 필요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한수원과 필리핀 관계 당국 간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어 바탄원전이 조속히 재가동되길 희망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유리한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등 원전 분야도 양국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에 로무알데즈 의장은 "김 의장의 생각과 마르코스 대통령의 생각이 정확히 일치한다"며 적극 공감했다.

 

김 의장은 2030 부산엑스포에 대한 지지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김 의장은 "제주포럼 때도 당부드린 바와 같이 다시 한번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한다"며 "필리핀의 지원을 통해 양자관계 발전과 기업 간 교류협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필리핀의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또 오늘 오전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 후 환담 자리에서 언급된 필리핀 육군이 한국과의 방산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의회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캄바 참모장의 발언을 전달하며 양국 간 방산협력의 필요성을 로무알데즈 하원의장에게 강조했다. 이에 로무알데즈 하원의장은 웃으면서 "그의 메시지를 잘 접수했다"고 화답했다.

 

그 밖에도 로무알데즈 의장은 "수출입은행과 KOICA의 도움으로 필리핀의 개발수요가 많이 충족되고 있다"고 한국의 ODA에 사의를 표하면서 국회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얼마 전 사마르 지역에서 개통된 해안도로가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을 받아 건설된 점, ODA 사업으로 필리핀 대학과 함께 설립한 농업게놈연구센터(AGRC)에 마르코스 대통령(농업부장관 겸임)이 크게 기뻐한 점, KOICA의 도움으로 농업 부문에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최근 남부 지방의 반군 활동이 크게 감소한 점을 들었다. 아울러 아라우 부대의 헌신적인 복구 지원 활동에 대해서도 필리핀 국민을 대표해 감사를 표했다.

 

회담을 마친 김 의장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해 24일 필리핀 하원에서 김 의장 방문에 맞춰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결의안'을 로무알데즈 의장으로부터 전달받았다.

 

김 의장은 25일에는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후안 미겔 주비리 상원의장을 잇달아 만나 한-필 FTA 조기 비준 및 에너지·인프라·광물·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확대하고 올해 11월 2030 세계박람회 최종 투표를 앞두고 필리핀 최고위급의 부산엑스포 지지를 적극 요청할 계획이다.

윤여진 기자 016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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