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 살인범 정모씨(45)가 강도 목적 뿐만 아니라 성폭행을 시도하려다 피해여성 A씨(55)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성폭행 가능성은 희박하고, 경제난에 따른 단순 강도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DNA 검사결과와 정황, 진술조사 등으로 볼 때 성폭행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잠정 결론 내리고 13일 정씨를 구속했었다.
또 A씨의 하의 일부가 벗겨진 것에 대해 경찰은 "성폭행 의도가 아니라 A씨가 추격해 오는 것을 지연시키려고 일부러 벗겼다고 정씨가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은 "A씨가 돈이 없어 막막한 마음에 산에 올라 홀로 있는 여성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계획적 범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단정 지었다.
하지만 정씨가 단돈 1만5000원을 빼앗으려고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점이 납득가지 않아 언론 등에서 '성폭행 의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문을 제기해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진술을 얻어냈다.
경찰은 14일 "치밀한 수사로 정씨의 범행이 성폭행 목적이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혔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면서 "정씨를 집중추궁해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았다는 정씨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DNA 분석으로도 입증할 만한 직접적 자료는 없었으나 거짓말탐지기를 통해 '성폭행 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거짓임을 확인했고, 정씨가 범행 전 수차례 성인용 동영상을 봤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씨의 범행이 과연 우발적이었는지, 나홀로 여성 등산객을 표적 삼아 계획적으로 범행하려 했는지도 밝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15일 현장검증을 통해 정씨의 범행 경위와 진술의 신빙성을 보강조사해 여죄가 있는지 집중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