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유종(有始有終)’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사물은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게 마련이다.
사람도, 나라도, 민족도 마찬가지로 끝이 있다.
우리나라도 몇 번씩이나 외적으로부터 국권을 침탈당했지만 다행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한 나라가 오래 존속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우선 오케스트라(orchestra)와 같이 훌륭한 지휘자와 그를 마음으로 따르는 국민이 하나가 되어 하모니(harmony)를 이루어 ‘번영(繁榮)’을 꽃피워야만 가능한 일이다.
‘나라’라는 커다란 배의 항로를 결정하는 데는 무엇보다 조타수(操舵手)의 역할이 중요하다.
물길과 풍향과 환경을 잘 아는 조타수가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배가 안전하고 옳은 방향으로 운항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상 가장 훌륭한 ‘나라의 조타수’는 중국의 송태조(宋太祖) 조광윤(趙匡胤)이라고 생각한다.
송태조 조광윤은 좋은 운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씨앗을 뿌리고 정성들여 가꾸었다. 성문수(成門樹) 선생이 갈파한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수종자수과론(隨種子收果論)을 원용해 조광윤을 그려 본다.
그는 성실(誠實)의 씨를 뿌려 ‘황제(皇帝)’라는 열매를 맺었고,
인정(仁政)의 씨를 뿌려 ‘천하(天下)’라는 열매를 얻었다.
그는 지용(智勇)의 씨를 뿌려 ‘천하통일(天下統一)’의 열매를 맺었고,
‘민위방본(民爲邦本)’의 씨를 뿌려 ‘백년대계(百年大計)‘의 열매를 얻었다.
그는 학문(學問)의 씨를 뿌려 ‘송대문화(宋代文化)’라는 꽃을 피웠고,
엄정(嚴正)의 씨를 뿌려 ‘정의사회(正義社會)‘라는 열매를 얻었다.
그는 진실(眞實)의 씨를 뿌려 ‘믿음’이라는 열매를 맺었고,
넓은 도량(度量)의 씨를 뿌려 ‘화합(和合)’이라는 열매를 얻었다.
그는 인정(人情)의 씨를 뿌려 ‘의사십형제(義社十兄弟)’라는 열매를 맺었고,
비판(批判)의 씨를 뿌리지 않아 ‘원수(怨讐)’라는 열매를 거두지 않았다.
그는 겸손(謙遜)의 씨를 뿌려 ‘두터운 이웃’이라는 열매를 맺었고,
효도(孝道)의 씨를 뿌려 ‘감동(感動)’이라는 열매를 얻게 했다.
그는 청렴(淸廉)이라는 씨를 뿌려 ‘존경(尊敬)’이라는 열매를 얻었고,
검소(儉素)라는 씨를 뿌려 ‘부강(富强)’이라는 결실을 얻었다.
송태조 조광윤은 장군으로 있을 때나 황제가 된 후에도 그의 군사전략과 통치이념은 도가사상(道家思想)과 유교경전(儒敎經典)에 뿌리를 두었다.
이러한 어진 사상을 가진 그가 평생 중국통일을 위한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은 도가사상이나 유가사상을 케케묵은 낡은 이야기로 치부할지 모르지만, 일천년 전의 경세가(經世家) ‘조광윤(趙匡胤)’이 실천했던 두 사상의 절묘한 조합이 어쩌면 오늘날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통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난제들을 ‘쉬운 데서부터 어려운 것까지’ 모두 슬기롭게 풀어나갔으면 싶다.
우리나라에는 당태종 이세민에 대해서는 『정관정요(貞觀政要)』를 통해 ‘명군(名君)’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더 뛰어난 ‘성군(聖君)’이라고 할 수 있는 송태조 조광윤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출간되는 송태조 조광윤에 대한 단행본일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료를 집대성한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 책이 희대의 영웅 조광윤을 알리고,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영양분’으로 널리 퍼져 사회기풍이 일신되고 나라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이 책은 흥미 위주의 역사소설이 아니라, 연구자들이 인용할 수 있도록 정확한 역사기록을 근거로 한 방대한 역사서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이 책을 쓰면서 주로『송사(宋史)』 전질 40권, 조빙파(趙冰波)의 『송조도략(宋朝韜略)』, 축사아장(竺沙雅章)의 『조광윤전(趙匡胤傳)』등을 주로 인용 및 참고했으며, 그 외에 많은 중국서적과 중국어판 위키피디어(Wikipedia) 백과사전인 유기백과(維基百科)와 바이두백과(百度百科), 망로백과(網路百科) 등 각종 인터넷 웹사이트를 참고했다.
2011년 1월
글쓴이 조병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