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가 폭리’ 단속 착수…주유소 가격 담합·편승 인상 집중 점검

  • 등록 2026.03.09 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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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1 장현순 기자 |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가 이를 틈탄 국내 석유 시장의 가격 편승 인상과 불공정 거래 단속에 나섰다. 정부는 국제 유가 상승을 이유로 과도한 가격 인상을 하거나 유가 하락 시 가격 반영을 지연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중동 상황 대응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국제 유가 상승에 편승해 민생 물가 안정에 역행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석유 가격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국제 유가 상승폭을 넘어서는 과도한 가격 인상이나 유가 하락 시 가격 인하를 고의로 늦추는 행위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정유사 공급 가격과 주유소 판매 가격 간 상관관계를 정밀 분석해 불공정 행위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합동 ‘석유 시장 점검단’이 지난 8일부터 가동돼 3주간 집중 단속에 나선다.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이 국내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고 가격 불안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 감시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앞서 지난 5일부터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 관계자들과 잇따라 회의를 열어 최근 수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점검해 왔다. 또 6일부터 한국석유관리원을 통해 불법 석유 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특별 기획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21.98원, 경유는 1811.03원까지 상승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석유 제품 매점매석과 유통 기준 미준수 제품 판매 등 불법 행위를 집중 단속해 유통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안보 대응 수준도 한층 강화됐다. 산업부는 지난 5일 오후 원유와 가스에 대해 자원 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중동 상황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방해 가능성이 제기되고 국제 유가가 10% 이상 급등하는 등 공급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 준비 등 비상 대응 계획도 점검하며 수급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김정관 장관은 “정유사들도 중동 상황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 부담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이고 과도하게 전가되지 않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가격 책정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장현순 기자 hyunsoon11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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