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호르무즈 막히자 산업계 ‘명암’

  • 등록 2026.03.06 11:25:36
크게보기

시사1 장현순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원유 운송이 막히며 해상 물류가 급격히 위축되는 가운데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반사이익 업종까지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분쟁 직전 하루 100여 척 수준이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상선은 현재 3척 수준으로 급감했다. 사실상 전면 봉쇄에 가까운 상황이다. 선박 이동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설령 양측이 휴전에 돌입하더라도 누적된 선박 병목 현상이 해소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업종은 정유업이다. 중동 지역 정유사들의 가동 차질로 정제마진이 단기적으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석유제품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업계에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업계 역시 운임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 항로가 막히면서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장거리 항로를 선택하게 되고, 이에 따라 원유선과 컨테이너선 운임이 동시에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류 이동 거리가 늘어날수록 선박 운항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방위산업과 원전 산업도 장기적으로 수혜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 미군 작전에서 군사용 인공지능(AI)이 활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기술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동시에 화석연료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원자력 발전의 전략적 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원가 부담이 큰 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석유화학 업계는 원유 가격 상승으로 납사 등 핵심 원료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제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생산을 할수록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역시 부담이 커졌다. 중동 지역 플랜트 발주 위축 가능성에 더해 물류비 상승과 현장 인력 철수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사업 환경이 불확실해졌다. 철강 업계도 전력비 상승과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원가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는 유류비 급등과 여행 수요 위축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

 

가전과 자동차,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 수출 감소와 물류비 상승, 글로벌 소비 심리 위축은 부담 요인이지만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상승은 일정 부분 실적 방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기업들도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SK, 한화 등 국내 대기업들은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공급망과 원자재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가 시시각각 변하면서 산업별 영향 분석을 위해 주요 기업들이 비상 체제에 들어간 상태”라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순 기자 hyunsoon1130@naver.com
Copyright @시사1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