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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심 법원이 면죄부를 줬다"
사회

"이태원 참사, 1심 법원이 면죄부를 줬다"

김철관 기자
입력
수정2024.11.19 06:00
109차 촛불집회.. 이태원참사 희생자 고 최유진 아버지 최정주 씨의 외침
고 최유진 아버지 최정주씨
▲고 최유진 아버지 최정주씨

10.29 이태원참사 2주기를 맞아 5일 촛불무대에 오른 이태원참사 희생자 고 최유진 아버지 최정주 씨가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지난 9월 30일 법원 무죄 판결에 대해 “정의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이 파렴치하고도 무도한 이들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지난 3월 촛불무대에서 발언을 했던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고 최유진 아버지 최정주 씨는 5일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숭레문대로 열린 '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109차 촛불 대행진 집회‘에서 발언을 했다.

 

그는 먼저 “여기에서 두 번째 발언을 했지만 그동안 바뀐 게 하나도 없다는 것에 대해서 마음이 답답함과 더불어 분노가 일어난다"며 "다시 10월이 돌아왔다, 두 번째 10월이다, 지난 2년 여 시간동안 저를 포함한 유가족들은 분노가 치밀었다, 10.29 이태원참사 진상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고 이 땅에서 이 같은 참사를 방지해 다시는 저희와 같은 억울한 아픔을 지닌 대한민국의 국민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모로서 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며 지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다시 10월이 되며 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답답함과 회복할 수 없는 상실감으로 힘이 든다"며 "지난 5월 참사 초기부터 몇 차례 수사와 국정조사를 마쳤고, 아무것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법률적인 책임만 운운해 여전히 진상에 대한 회피 은폐로 이태원참사를 외면했던 이 정부에 대해서 겨우 특별법을 여아 합의로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그동안 형식적인 수사 통과의례 같은 면죄부를 주기 위한 조사가 아닌 정부의 외압과 영향력이 아닌, 독립적 조사를 하기 위한 조사기구를 통한 특별조사위원회에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지었고, 이를 위해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통해 특조위를 구성하기 위해 그동안 힘을 모아 함께하시는 여러분과 같은 연대의 힘으로 특별법을 외쳤다"며 "지난 5월 초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부족하지만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법이 통과한 이후 모든 것이 끝난 것 아니냐고 말한다, 이제 원하는 대로 된 것 아니냐 말한다, 아직 아니다, 달라진 것 아무것도 없다, 이제 겨우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고  그 시작을 앞두고 있을 뿐”이라며 “무엇 하나 밝혀지는 것이 있느냐,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을 졌나, 법률적 책임 외에 정치적 도덕적 책임, 진심어린 사과와 그 사후대책,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 한 것 있냐, 아직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상민 행안부장관, 박희영 용산구청장 그 누구도 책임을 지고 사퇴하거나 진심으로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 부상자 등을 위로하지 않았다”며 “이태원참사가 발생한지 9월 30일, 702일만에 참사의 주요책임자인 박희영 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1심선고가 있었다, 박희영 구청장에 대한 재판은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죄명으로 14번의 재판 끝에 1년 8개월 만에, 1심판결이 났다"고 했다.

 

이어 “용산구청장과 구청 안전담당 관계자를 무죄로 선고했다, 이것이 2024년 대한민국이다, 윤석열 정부의 본심이고 민낯”이라며 “가족들은 다시 한번 무너지는 가슴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무죄가 많느냐, 용산구청 관계자들은 용산 안전관리에 대해 누구보다 책임이 있는 자들이다, 이들은 참사이후 단 한 번도 참사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국정조사에서도 수사를 이유로 자료제출 거부하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급급했다”고 피력했다.

 

또한 “참사예방 등에 모두 실패한 박희영 구청장은 선고 전까지도 그 직을 유지하고 있었고, 지금도 구청자이다, 이것이 제대로 된 책임지는 공직자이며, 우리가 아는 대한민국이 맞냐, 더욱이 박희영은 참사에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책임을 희생자와 일반시민들에게 돌리는 파렴치한 행위를 보이며 참사이후 유가족 회복과 우리사회의 회복을 방해했다”며 “공판 내내 자신의 행위를 끝까지 부정하고 온갖 변명을 일삼고 일선 경찰에게 책임을 넘기는 그 모습은 비통했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공판을 지켜보는 것은 슬픔과 고통의 연속이었으나 유가족은 희생자들을 대신해 책임자들의 행태를 똑똑히 지켜봤고 법원을 향해 엄중한 처벌을 외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가족이 바라는 것은 처음부터 단 하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었다, 책임자를 처벌한다고 해, 유가족의 비통한 마음이 치유되지 않을 것이며, 사랑하는 가족이 돌아오지는 못한다”며 “그러나 책임 있는 자들이 그에 대해 합당한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참사는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안전사회를 위해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다, 이는 국민이 사법에 부여한 막중한 역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오늘날의 법원은 안전사회를 위해 정의를 바로세우는 역할을 저버렸다, 정의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이파렴치하고도 무도한 이들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사법에 대한 불신 속에서 끝까지 법원을 믿고 엄중한 처벌을 하길 간곡히 바라던 유가족의 믿음과 한 가족의 희망마저 저버렸다, 이태원참사 2주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저는 아이들 앞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우리사회의 정의는 제가 지금까지 알던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태원참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참사를 기억하지 않는다면 반복될 수밖에 없고, 그 누구라도 참사의 희생자가,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참사를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며 “오는 10월 26일 토요일 진실을 향한 걸음에 함께 하겠다는 약속으로,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 추모대회를 오후 6시 34분 서울광장에서 개최하려 한다, 아이들을 기억해주시고 우리에게 주어진 이 역할을 끝까지 하겠다는 다짐이다. 여러분 함께 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특히 “저는 이 정부가 무엇을 말하듯, 무엇을 하듯,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며 “저의 정부, 저의 대통령이 아니다,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 국민을 모르는 대통령이 대통령이 맞는가, 그런 대통령, 그런 정부는 더 이상 저에게 필요하지 않는다, 여러분과 끝까지 뜻을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철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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