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호루라기재단, 류희림 방심위원장 경찰고발
2일 서울경찰청 앞 기자회견 후 고발장 접수
참여연대와 호루라기재단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업무방해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공동대표 백미순, 진영종, 한상희)와 호루라기재단(이사장 이영기)은 2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사직로에 있는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원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방심위원장)을 업무방해죄 혐의로 고발을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와 호루라기재단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곧바로 고발장을 서울경찰청 민원실에 접수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방심위원회 직원이었던 공익제보자 3인은 해당 사안에 대해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과 방심위 이해충돌방지 규칙 및 방심위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등으로 류희림 방심위원장을 지난해 12월 2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신고 직후, 이에 대해 관련 민원인들의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되었다며 수사의뢰서를 제출하고 내부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4조(위원의 제척 기피 회피)에 따라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본인이 제기한 민원을 심사할 수 없게 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 및 지인을 동원하여 관련 민원을 제기하도록 하고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방심위 위원들을 오인 또는 착각하게 하여 본인에 대한 제척 절차 없이 심의 절차를 진행하게 한 것은 위계로서 방심위 위원들은 물론, 방심위 직원들의 심의 관련 업무는 물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관련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행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존립 이유이자 핵심적인 가치인 공정성과 공공성을 훼손한 것이기도 하다”며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공익신고를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내부 특별감찰 및 검찰에 수사의뢰한 건에 대해서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경찰의 두 차례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광범위한 통신내역 조회가 이루어지는 등 고강도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익제보자들이 신고한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단체의 고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찰 수사는 물론, 사건을 접수받은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7월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사적 이해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방심위로 다시 송부했으며, 사건을 송부받은 방심위 역시 어떤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개하고 있지 않다가 지난 9월 2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조사를 연장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장 사유 및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회견을 연 참여연대와 호루라기 재단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나, 민원사주 의혹 공익신고와 공익제보자들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불법 유출 및 불법 사찰로 프레임을 씌우고 여론을 왜곡하는 등 지속적인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며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의 비실명대리신고 등 공익제보자들을 지원해 온 단체로서 민원사주 공익신고 및 공익제보자에 대한 공격과 편파 수사를 다시 한 번 규탄하고 엄중한 수사 및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여연대와 호르라기재단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을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면서 “형법 제314조 1항은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서 사람의 신용을 훼손한 자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 사건은 지난 2023년 9월,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녹취록을 인용 보도한 방송들을 긴급 심의하고 제재하는 과정에서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친인척 및 전 재직 기관의 직원 등 사적 이해관계자들이 집중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건에 관해,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이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해당 사안 심의를 회피하지 않고 해당 민원을 근거로 녹취록 인용 보도에 대한 신속심의를 결정, 과징금 부과 등의 징계 조치를 최종 의결한 사건이다.
2023년 9월 4일부터 2023년 9월 18일까지, 해당 인용 보도에 대해 접수된 민원은 160여 건에 이르고, 그 중 50여 건이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사적 이해관계자의 민원으로 확인되었다. 문장 구조나 오타 등까지 동일한 민원 역시 50여 건에 이른다. 뉴스타파 인용 보도에 대한 징계 조치 최종 의결 전 이미 방심위 사무처 내부 게시판 등에서 이와 같은 사적 이해관계자의 민원이 포함된 심의에 대해 회피하여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방심위 사무처 부속실장을 통해 내부 게시판에 이와 관련된 문제제기를 한 방심위 직원에게 문제제기 내용 게시물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기자회견에는 공동변호인(고발대리인)인 이상희 변호사(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소장), 이영기 변호사(호루라기재단 이사장), 박은선 변호사(민원사주& 의혹 비실명대리신고)와 민원사주 의혹을 공익제보한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장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이은미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팀장의 진행으로 이영기 호루라기재단 이사장(공동고발인 겸 고발대리인) 고발취지를 설명했고, 이상희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소장(고발대리인)이 고발 주요 혐의를 설명했다. 김준희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과 박은선 변호사(고발대리인, 민원사주 의혹 비실명대리신고인)도 류희림 위원장의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