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 윤여진 기자) 서울의 유명 상급종합병원인 빅5 병원(가톨릭대 서울성모, 연세대 세브란스, 삼성서울, 서울대, 서울아산)을 찾아 지방에서 상경하는 환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환자 수 증가를 넘어 빅5 전체 환자 중 비수도권 환자의 비중도 커지고 있고, 비수도권 환자 진료비도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장종태 국회의원(대전 서구갑,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빅5 병원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빅5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 2,660,146명 중 비수도권 환자는 721,930명으로 27.1%에 달했다. 2020년 기준 전체 환자 2,325,587명 중 비수도권 환자가 593,557명으로 25.5%를 차지했던 때보다 비중이 증가한 것이다. 환자 증가율도 비수도권 환자의 증가율이 수도권 환자 증가율보다 훨씬 높았다. 2020년과 2023년에 빅5 병원을 찾은 수도권 환자 수는 11.9%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 환자 수는 2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비의 경우 더욱 격차가 컸다. 빅5 병원 전체 진료비에서 비수도권 환자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4.4%에서 2023년 35.8%로 커졌다. 4년 사이의 진료비 증가율도 수도권 환자진료비가 21.2% 증가하는 동안 비수도권 환자진료비는 29.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로 살펴보면, 2023년 기준 빅5 병원의 수도권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약 217만7천 원이었던 것에 반해 비수도권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약 326만1천 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환자에 비해 비수도권 환자의 진료비가 무려 49.8%나 높았던 것이다. 비수도권 환자의 경우, 병원 진료비에 더해 장거리를 이동하기 위한 거액의 교통비를 지불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숙박비까지 지불해야 하므로 수도권 환자에 비해 병원 진료 과정에서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장종태 의원은 “의료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을 지칭하는 ‘병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거주지 근처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중요한 요건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하며, “지방 환자들이 교통비, 숙박비 등 이중삼중의 비용을 들여가며 빅5 병원으로 먼 길을 찾아온다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지역 의료인프라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