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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907 기후위기 정의행진..서울강남대로에서 열려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907 기후위기 정의행진 조직위원회’ 주최 서울도심 기후정의행진 집회가 7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강남대로(교보타워 사거리~강남역 11번 출구)에서 열렸다.

 

이날 2만여 명의 참가자들은 본집회가 끝나고 강남역-테헤란로-삼상역 순으로 행진을 이었다.

 

본집회에서 발언을 한 정록 907 기후정의행진 공동집행위원장은 “노동, 인권, 여성, 환경, 반빈곤 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세상을 일구기 위해 분투해온 우리는 ‘기후정의운동’으로 서로를 넘나들며 연결되었고 이렇게 모였다”며 “착한 자본이, 녹색 기술이 온실가스도 감축하고 모두를 행복하게 할 거라는, 지난 30년 국제기후체제의 거짓과 위선의 역사가 우리를 이 곳에 모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정의운동의 다양한 현장들을 조직하자”며 “일터에서, 지역에서, 거리에서 동료들과 시민들을 만나며, 다른 세계를 열어가는 대중투쟁을 조직만들자”고 호소했다.

 

기후위기 정의행진집회에 양대노총(한국노총, 민주노총)도 참가했다.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은 이날 발언을 통해 “기후재난은 노동자의 생명도 위협하고 일자리도 위협하는 말 그대로 재난”이라며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는 노동자의 일자리 문제와 더불어 취약계층이 더 큰 피해를 받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한수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신도시, 신공항, 발전소 등 개발행위를 내심 바라야 하는 것이 건설노동자들이기에 이 자리에 서는 게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며 “부정한 개발이익 앞에 서있는 나쁜 굴착기가 되지는 않겠다, 건설과정에 폐기물 무단투기와 같은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바라만 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박진영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전기한번 쓰자고 나오는 고준위핵폐기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되돌아가는 복원을 생각해볼 때”라며 “윤석열 정부의 핵폭주 정책을 막아내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기후정의를 위해 탈핵을 앞당길 것”을 주장했다. 

 

강석헌 홍천송전탑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동해안 강릉과 삼척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짓고, 거기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장거리 초고압 송전망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며 “자본의 이윤을 위해서 농촌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는 부정의한 에너지 시스템”을 비판했다.  

 

박규석 공공운수노조 발전HPS지부장은 “석탄발전소폐쇄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는 발전노동자들이 있다”며 “노동자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석탄발전소폐쇄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과 지지자들도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지구랑  함께 살자'라는 팻말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원전말고 안전, 핵 진흥 폭주 멈춰라' '뜨거운 지구를 구해줘' '기후위기 기후 재난' 신규 핵발전소 막아내자' ' 화석연료 이제 그만, 태양광과 풍력 확대'  '기후위기 인류위기' 등 각자가 만든 팻말을 들고 나왔다.

 

이날 참가자들은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들이 있는 역삼역(구글코리아·GS 칼텍스)에서는 이윤에 의한 생태파괴에 맞서는 행동이, 선릉역(쿠팡로켓연구소)에서는 기후재난과 불평등에 맞서는 행동이, 포스코 사거리(포스코) 앞에서는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요구하는 대형 만장을 펼치는 퍼포먼스가 벌어지기도 했다. 행진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전체 참가자가 함께 다이-인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907 기후정의행진은 본집회·행진 외에도 다양한 부대행사와 퍼포먼스를 통해 요구사항을 표현했다. 36개 단체가 사전부스를 운영했다.

 

907 기후정의행진은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라는 슬로건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기후 불평등·부정의에까지 맞선 기후정의운동을 천명했다. 행진의 세 기조 역시 ‘기후위기 시대 존엄한 삶을 위한 투쟁’부터 ‘탈핵·탈화석연료·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신공항·국립공원 케이블카·4대강 개발사업 등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에 이르기까지 기후정의의 폭넓은 의제를 포괄했다.

 

매해 9월 유엔총회를 앞두고 열리는 국제적 기후행진은, 한국에서는 2019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서울 남대문 인근에서 각각 3만 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진행됐다.  올 907기후정의행진은 전국 615개 단체가 참여해 조직위원회를 구성했고 서울 강남 일대를 비롯한 대전·부산·제주·포항·지리산(산청) 5곳에서도 동시에 행사가 열렸다. 서울에서 열린 기후행진에는 자체 행사가 열리지 않은 전국 도시의 참가자가 모였다. 자체적으로 참가단을 조직한 21개 지역에서는 버스·열차를 빌려 상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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