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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바위'에 소원 빌면 아들 낳았다?

강릉 주문진 등대, 기암괴석, 어항 등 기행

동해 강릉은 소나무향이 가득한 고향이라고 해  ‘솔향 강릉’이란 닉네임을 붙인 것 같다. 과거 직장 동료들이 강릉으로 가 자전거로 동해안 국토종주를 한다고 들었을 때도 소나무 얘기를 한 것으로 기억된다. 강릉, 양양 등을 따라 국토종주 동해안 자전거길이 잘 조성돼 있은 데, 실제로 바다와 산을 보며 간다는 말이 맞는 듯했다.

 

강릉 주문진 해변에서 소돌해안 일주 산책로를 따라가면 바다는 물론 기암괴석과 주변에 소나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산책로는 주문진 해수욕장 해변에서 전망대로 향하면 소돌항(아들바위 공원), 주문진 등대, 주문진항으로 이어진다.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소돌항까지의 거리는 1.4km, 소돌항에서 주문진등대까지는1.3km, 등대에서 주문진항까지는 0.9km라고, 이곳 표지판이 안내하고 있다.

 

주문진 해수욕장 바닷물과 백사장(모래사냥)의 접경에 기러기 한 마리가 파도에 밀려오는 고기(먹이)를 기다리며, 주변을 주시하고 있었다. 홀로 남겨져 애처롭기도 했지만, 파도에 휩싸여 밀려온 작은 고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부리로 날카롭게 쪼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 모습을 휴대폰 사진 한 컷에 담았다.

 

주문진 리조트 앞 해수욕장 해변에서 전망대를 향해 가는 중간 중간에 오징어, 고기 등 다양한 바다 생물들이 암화로 그려져 있다. 암화를 보면서 산책로를 따라 직진하면, 전망대가 나오고 이곳 정상에서는 주문진 해변이 한 눈에 들어왔다. 주문진 해변은 모래사냥과 검은 빛을 띄는 장돌에 잔잔한 파도가 부딪히며 은은한 소리를 내 하모니를 연출한 듯했다.

 

전망대 밖을 유심히 살펴보니,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색 지붕과 모래를 상징하는 하얀색 벽면이 조화를 이루고 주변에 향긋한 소나무가 솔향을 내뿜는 듯했다. 나무 데크로 만든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성황당(城隍堂)’이 나온다.

서낭당이라고도 불리는 성황당은 주문진6리 소돌마을 주민들이 무사고와 안녕을 기원하는 제(祭)를 올리는 신성한 장소이다. 이곳에서 바다 쪽을 보면 신비스러운 기암괴석들이 즐비하다. 서낭당 남쪽에 있는 바위가 큰삼치바위로 서낭바위에서 건너뛰기 좋을 만하게 생겼다고 전해진다. 작은삼치바위는 큰삼치바위 아래(남쪽)에 있다. 큰서낭바위와 작은서낭바위를 모두 합쳐 서낭바위라고도 한다. 즉 탕건바위 맞은 편에 있는 바위인 서낭바위는 서낭당이 있는 바위산 자체를 일컫는다는 의미이다. 탕건바위는 서낭당 남쪽에 육지와 붙어 있는 바위로,  탕건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이 부근에 바위들이 예전에 많이 있었으나, 죽도 옆으로 축항을 쌓을 적에 깨어내 사용하는 바람에 지금은 많이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을 지나자 소돌어촌계 마을 공동어시장이 나왔다. 전복양식을 하고 있는 곳으로 엄격히 입어(入漁) 및 수영이 금지돼 있다. 이곳 해변에 아들바위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 보다 오래전에는 해골바위라고 불렀다. 또한 코끼리처럼 생겼다고 해 죽도바위라고 하기도 한다. 이 바위에서 소원을 빌면 아들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아들바위는 쥬라기시대인 일억 오천만년 전에 지각변동으로 인해 지상에 솟은 바위란다. 아들바위 앞쪽에는 99년 3월 2일(음력 정월 대보름) 세워진 안내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아들바위 앞 조각상에 새겨진 내용이다.

 

“아들바위

 

위치 :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6리 소돌마을.

 

수세기전 바닷가에서 어느 부부가 3대 독자를 전쟁터에서 잃어버리고 아들 하나 낳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이 바위에게 빌었더니 용왕이 바위에 구멍을 뚫어주고 아들을 낳게 해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어떤 소원이던 한 가지 소원을 정성껏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소원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부근에 용바위, 코끼리바위, 거북바위, 고래바위, 해당화바위 등이 있다.”

 

이곳을 지나 등대와 지근거리에 코끼리바위와 소바위가 나온다. 코끼리 형상을 한 바위와 소 형상을 하는 바위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와 코끼리가 등대 주변에서 사이좋게 노는 모습이 퍽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이전에 봤던 파란색-하얀색인 전망대와 달리 하얀색으로 둘러싸인 등대는 고요하고 차갑고 애처롭게 서 있는 듯했다.

 

등대에서 바라보니 자연친화적으로 생성된 모든 바위 형상들이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켰다. 이어진 산책로로 1km정도를 향하니 주문진항이 나왔고, 어항에 정박된 많은 배들을 보니, 밤새 고기를 잡는 어부들의 고단한 삶이 연상됐다. 주문진항에서 주문진 해변 쪽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시선을 약간 위쪽으로 하니, 위엄에 찬 주문진 등대가 시선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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