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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먹구구식 ‘여조’ 사기극과 무엇이 다른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지만 신뢰성에 금이 가며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여론조사는 ‘국물’에 비유된다. 한 솥단지의 국물을 다 먹지 않고, 한 숟가락만 먹어도 짠지, 싱거운지 알 수 있는 것처럼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여론조사 대상인 사람의 경우도 샘플링만 잘하면 전체를 조사한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보통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대표성 확보를 위해 최소 500명 정도를 조사한다. 선거단위가 넓은 광역단체장이나 대통령 선거의 경우는 1000명 정도 조사를 한다. 당대표 선거의 경우도 전국적인 선거이기 때문에 1000명 정도 조사가 필요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책임당원 등 84만 여명의 투표로 치러진다. 따라서 일반 여론조사와 100% 당원투표로 치러지는 전대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확한 여론조사를 위해서는 이들 84만 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야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발표된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은 300~400명 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오차범위가 10%가량 돼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힘들다. 한마디로 지지도 30%나 40%가 같다는 뜻이다. 더구나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여기에 당원은 아니지만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분류한다면 여론조사에 응답한 책임당원 수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응답자 가운데 책임당원이 100명 남짓이나 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80만 명 가량을 대표하기에는 너무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모집단에도 문제가 있다. 보통 여론조사의 경우 책임당원 분포가 아닌 연령별·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한다. 지역적으로 수도권이 조사대상에 많이 포함되는 식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원 구성은 실제 인구 분포보다 영남지역과 중장년층 비율이 더 높다. 

 

국민의 50.5%가 수도권, 18.3%가 영남에 살지만 국민의힘 당원은 37.1%가 수도권, 40.4%가 영남에 산다. 5060 당원은 55% 가량을 차지해 인구 비율보다 24% 가량 높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여론조사인 셈이다.이 정도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내지,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비유할 수 있다.

 

그동안 진행된 여론조사처럼 일부의 사례만을 제시하거나 대표성이 없는 불확실한 자료만을 가지고 바로 어떤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바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로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결국 장님들이 덩치가 큰 코끼리를 만져보고 각자 자신들이 만진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결코 진실에 가깝다고 할 수 없다. 모집단과 동떨어진 응답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주먹구구식 여론조사가 대국민 사기극과 무엇이 다른가? /이창룡 경기대 정치학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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