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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법인-한국부동산원, 담합해 대장동 보상가 후려쳐”

(시사1 = 장현순 기자) 성남 대장지구 도시개발사업에서 사업시행자가 원주민의 토지를 헐값에 강제 수용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감정평가법인과 한국부동산원이 담합해 대장지구 보상가를 과소평가한 정황이 나왔다.

 

8일 국민의힘 소속 이헌승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국토교통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0월 한국부동산원이 내부적으로 검토한 대장지구 및 제1공단 적정 보상가액은 9000억원이었으나 2016년 최종 확정된 보상평가액은 8490억원으로 510억원이나 할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은 2015년 10월 성남의뜰과 보상업무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면서 위탁수수료 청구금액을 산출했는데, 산출 내역서를 보면 보상금 총액을 9천억 원으로 명시하면서 여기에 법정 요율을 곱해 총 수수료를 64억원으로 산출했다.

 

이후 시도지사, 사업시행자, 토지소유자가 각각 추천한 3개 감정평가법인이 2016년 8월 보상평가를 실시했는데, 성남 대장지구는 6507억원, 성남 제1공단은 1983억원으로 총 8490억원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성남 대장지구 평당 보상평가액은 223만원으로 성남 제1공단의 평당 보상평가액 1398만 원의 6분의 1 수준이었다.

 

개별지 공시가격 대비 보상평가액 배율로 보더라도 성남 대장지구는 1.66배, 성남 제1공단은 1.98배로 나타났다.

 

제1공단에서 군인공제회가 추진하던 주상복합 사업을 단념하게 하는 대가로 과다평가하고, 성남 대장지구에 대해서는 적정가액보다 과소평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한국부동산원은 성남 대장지구에 대해 헐값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정황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제대로 자초지종을 설명하지 않은 채 보상민원 처리를 사업시행자에게 떠넘기고, 보상협의회에 사업시행자측 위원으로 들어가 갈등을 무마하는 데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은 2015년 10월 성남의뜰과 보상업무 위‧수탁 협약을 체결할 당시 지장물 조사, 보상액 산정, 보상관련 민원처리 및 소송 수행 관련 업무 등을 수행하겠다고 협약서에 기재했다.

 

하지만 민원처리와 관련해서는 과업 수탁 4개월 후인 2016년 2월 ‘보상행정협의회’라는 기구를 설치해 한국부동산원 직원들은 민원 접수만 받고, 민원 해결은 성남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성남의뜰 직원들이 직접 수행하도록 했다.

 

또 보상업무에서 수십 년간 일한 본사 대외협력 담당 부장을 2016년 성남의뜰 보상협의회 사업시행자측 위원으로 파견해, 사업시행자의 편에 서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도 보상평가에 주된 자료로 활용되는 지장물 조사에는 통상 5~7명이 파견되어야 할 규모였음에도 2명만 파견했고, 보상 관련 소송 수행 관련 업무는 변호사법 위반을 들어 한국부동산원이 전혀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0월 한국부동산원이 성남의뜰에 제출한 과업계획서에서 “보상자금의 합리적 운용으로 사업시행자측 이익극대에 노력을 경주토록 함”이라는 문구가 있었던 것에 비추어 볼 때, 한국부동산원이 사업시행자와 유착되어 전반적으로 보상업무를 부실하게 수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헌승 위원장은 “여러 정황을 보면 한국부동산원, 감정평가법인이 사업시행자와 유착되어 원주민들에게 과소보상했음이 명백하다”면서 “국토교통부는 조속히 해당 사안을 수사 의뢰하고, 감정평가제도 전반을 손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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