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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62] 조덕혜 ‘하늘이 좋다’

하늘이 좋다

새들이 나다니는 파란 하늘이면

파란 꿈이 방울방울 떠올라 좋고

먹빛 구름 드리운 하늘이면

시원하게 부서져 내릴 투명한 변신이 좋다.

 

하늘이 좋다

흰 구름이 떠가는 하늘이면

이 마음 구름 따라 유유히 흘러 좋고

내게 아무도 없는 하늘이면

나를 펼쳐 뒤돌아볼 수 있어 좋다.

 

하늘이 좋다

그리움으로 가득 찬 하늘이면

그리운 얼굴 하늘만큼 떠올라 좋고

서러움에 가슴시린 하늘이면

하늘만이 내 마음 알아주니 더더욱 좋다.

 

- 조덕혜, 시 ‘하늘이 좋다’

 

이번 칼럼에서는 월향 조덕혜 시인의 시집 ‘비밀한 고독’에 실린 ‘하늘이 좋다’를 소개하고자 한다. 월향 조 시인과 필자는 지난 2008년에서 2010년간 인터넷 커뮤니티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에서 인연을 맺고 함께 시 활동을 진행한 바다.

 

월향 조 시인은 그리움을 주제로 한 서정적인 시를 주로 작성했다. 그리움은 사랑과 고통을 동반하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선지 조 시인은 사랑의 열정과 진실의 탐구로 일관된 시를 쓰면서 ‘사랑과 진실의 완성된 모습’을 이번 작품 ‘하늘이 좋다’로 표현했다.

 

이번 칼럼을 소개한 또 다른 이유로는 이웃나라 일본에서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를 개발한 것과도 연관이 깊다. 지난 주 일본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기업 ‘ALI 테크놀로지’는 최근 공중을 나는 오토바이를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서 이 회사가 개발한 오토바이는 한 경기장의 트랙 위를 운전자를 태운 채 공중을 떠다니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는 어릴 적 우리의 동심을 자극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모습이 보편적으로 사용될 신호탄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갈수록 새로운 과학기술이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 월향 조 시인이 서정적인 부분으로 하늘을 표현했다면, 향후 100년 후 문학계가 소개할 하늘은 어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학적인 표현의 하늘이 공학적인 표현의 하늘로 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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