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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4] 우태훈 ‘한가위 보름달’

‘넌 참 예쁘게 생겼구나’ 했더니 
쌩끗 웃는다.

 

‘송편은 먹었니’ 했더니
‘회소회소’하며 
쌩끗 웃는다.

 

‘넌 몇 살이니’ 했더니 
‘신라 유리왕 9년에 태어났다’며
쌩끗 웃는다.

 

‘넌 이름이 뭐니’ 했더니 
‘가배(嘉俳)’라며 
쌩끗 웃는다.
-우태훈, 시 ‘한가위 보름달’

 

우리나라 대표명절인 추석이 찾아왔다. 고유명절을 맞이하는 기념으로 추석과 연관 깊은 필자의 본작(本作)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한기위 보름달’이다. 이 시는 본인이 지난 2013년 12월 출간한 시집 ‘내 고향 인천광역시’ 내 6부에 수록된 시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수많은 시 가운데 추석과 관련된 시 역시 상당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본작을 소개하는 이유는 ‘추석에 대한 간결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실제 국민 중 다수는 ‘추석’을 떠올릴 때 ‘길게 쉬는 날’로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당장 밖에 있는 아무 사람을 붙잡고 ‘추석의 유래’를 물어보자. 바로 답하는 이는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또 다른 대표명절인 ‘설날’도 마찬가지일 터다.

 

본작에는 추석을 상징하는 ‘송편’ 및 ‘신라 유리왕’, ‘회소회소’, ‘가배’ 등 단어들이 사용됐다. 송편은 추석에 먹는 명절 떡으로 정평이 났다. 그리고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제3대 왕인 유리왕은 도읍 안에서 부녀자를 두 패로 나눠 음력 8월 한가위 기간에 두레 삼 삼기를 했다. 유리왕은 이 기간을 가배라 칭했고, 이 과정에서 회소곡이 탄생하기도 했다.

 

즉 신라시대 때 만들어진 이 가배가 지금의 ‘추석’이 된 셈이다. 더욱이 한가위는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에 있어서 곡식·과일을 수확하는 시기이자, 덥지도 춥지도 않은 알맞은 가을 계절이 조성돼 풍족한 마음가짐을 만들어줬다는 후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속담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 같아라”라는 말도 존재한다. 

 

이 시를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19와 연관이 깊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애석하게도 고향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 즐비할 것이다. 쉽사리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는 분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며, 한가위에 뜰 보름달을 보면서 추석의 의미를 되새기길 기대해 보고자 ‘한가위 보름달’을 소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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