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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알권리-표현의 자유 보장, 강진구 기자 징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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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시민연대 등 경향신문 앞 기자회견

박재동 화백의 미투 의혹을 보도한 <경향신문> 강진구 탐사전문기자에 징계를 예고하자, 성평등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징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진구 기자 징계를 반대하는 언론인·지식인·시민과 성평등시민연대, 만화계 성폭력 진상규명 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는 12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 본사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재동 화백의 미투 의혹을 보도한 강진구 탐사전문기자에 대한 경향신문의 징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보도한 박재동 화백의 미투 의혹 기사를 부당하게 삭제하고 징계조처까지 내리려는 경향신문사의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향신문은 진실규명을 위한 탐사보도 전문 강진구 기자에 대한 징계 움직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기사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으면 반론을 실으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 삭제도 부족해서 SNS 활동까지 통제하라는 경향신문 내부의 압박은 가당치 않다”며 “언론기관이 언론 자유를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는 한국 언론사에서 두고두고 씻기 어려운 수치와 상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삭제된 기사는 포털 사이트에서 두 세 시간 만에 가장 많이 읽은 기사 ‘2위’를 차지했고 댓글도 1400개에 육박하고 있었다”며 “댓글을 단 독자들의 발언과 권리는 어떻게 복구하겠다는 것인가. 이 기사를 읽은 시민들은 경향신문의 이 같은 폭거에 대해 대단히 분노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언론의 신뢰도는 영국 옥스퍼드 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조사대상국 40개 국가에서 최하위이며, 무려 4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며 “언론인 자신들과 국민들 모두에게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경향신문이 강진구 기자에 대한 징계사유로 성폭력 보도 준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우리는 당연히 지지한다”며 “그러자면 먼저 어떤 피해가 있는지, 피해자는 실재하는지를 따져 묻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향신문은 진실규명을 위한 탐사보도에 성실하게 임해온 강진구 기자에 대한 징계 조처를 즉각 취소하기 바란다”며 “삭제됐던 기사를 복구하고 이에 대한 공개사과를 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한 김민웅 경희대교수는 “언론보도는 진실을 규명하고 시민들에게 알권리를 보장해주는 기능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 언론이 그런 기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전에 일어났던 박재동 화백의 미투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곳에 모이게 된 것이 계기이지만, 이를 넘어 오늘의 저널리즘이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할 수 있는 그런 길을 열어야 하겠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라며 “강진구 기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노동문제를 전문적으로 탐사해왔고, 한국 언론에서 쉽지 않은 탐사전문 보도기자로서의 명성을 가진 역량 있는 언론인”이라고 밝혔다.

 

허재현 기자는 “제가 기자로 근무했던 한겨레신문 구성원들도 사회분위기 탓에 나서지 못하지만 기자회견에 참석하겠다는 저의 용기 있는 행동에 많은 격려를 해줬다”며 “경향신문은 최소한 10여년 이상, 민주 진보 시민사회의 많은 응원과 기대를 받아 여기까지 온 신문사여서 시민사회의 훌륭한 자산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한 만큼 요즘 조금 이상한 것 같다, 시민사회가 경향신문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라며 “제가 경향신문 사태 관련 성명서 초안을 작성해 서명에 동참해달라고 했는데, 짧은 5일 기간 동안 무려 2020명의 시민들이 강진구 기자의 징계에 반대하는 서명을 해줬다”고 밝혔다.

 

유튜브 ‘김용민TV’를 진행한 언론인 김용민 씨는 “사실을 말하는 데 있어 종교단체와 달리 사법기관과 언론사는 달라야 한다,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사실을 규명하려고 노력해야하고, 진실을 최대히 다져가야 한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느껴지는 단계에서는 아직 사실로 규명되는 것이 아니기에 예단은 금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로 의심되는 사람의 명백한 자백이나 최고 사법기관이 유죄로 채택하기 전에는 범죄라고, 기해라고 쉽게 단정해선 안 된다”며 “기자가 단지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징계를 당하는 것이 바로 경향신문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시민 고경일 씨는 “20년 전에 박재동 화백과 일본을 가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이날 발표를 한 박 화백이 일본의 화가들과 이론가들에게 ‘진실의 저작권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 문제제기를 했던 박 화백은 현재 미투 의혹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하는 자리에 있다”며 “그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을 해보자고 문제제기를 한 강진구 기자 역시 십자가에 섰다, 이런 서글프고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우리는 안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 손명선 씨는 “자기 일을 열심히 했고, 그 일에 충실했던 기자가 자기 일로 징계를 받게 됐다는 이런 소식에 정말 놀랐다”며 “한쪽의 입을 막고, 특히 그 일을 업으로 하는 기자의 입을 막겠다는 것은 정말 말도 되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박숙경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낭독에 앞서 “최근 미투와 관련한 얘기에 있어 사실 불편함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저 역시도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이 부담이 많았다”며 “순간 깨달았다, 무섭거나 얽히기 싫어 피하려하는 인식은 뭔가 잘못됐고, 이런 상황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민주주의에 가장 중요한 힘”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강진구 기자가 기사를 다룰 때 굉장히 피하고 싶었을 것 같다, 누구도 다루지 않은 진실을 다루게 됐고, 결국 그로인해 고초를 당한 강진구 기자님의 그런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히면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인사위원회 참석을 앞두고 이날 강진구 기자는 소회를 밝혔다.

 

강 기자는 “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님을 오늘 다시 확인했다”며 “우리는 진실의 힘을 믿어야 하고 우리는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 기록 노동자라고 하는 사실을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인사위원회를 통해 비로써 저는 경향신문에서 마이크를 쥔다”며 “아쉽게도 많은 후배들과 함께 토론하는 길에서 마이크를 쥐고 싶었는데, 징계위원회는 후배들이 보지 않고, 징계권을 가진 이사 세분을 상대로 해 제가 얘기를 해야 되는 상황”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말하라 진실을, 막지마라, 기자 입을’, ‘언론탄압 앞장서는 경향신문 각성하라’, ‘언론은 미투 편도 미투 반대편도 아닌 진실의 편, 강진구 기자를 지지합니다’ 등의 손 팻말을 들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강진구 기자 징계 반대 시민 서명에 동참한 성명서를 경향신문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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