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스러운 서울메트로사장 퇴임 어떻게 봐야 하나

  • 등록 2016.05.22 18: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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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임기보장 책임경영 인사, 박원순 시장 고민해야

박원순 서울시장 체제에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연이은 3번의 서울메트로사장의 퇴임, 책임경영을 위해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정원 서울메트로사장이 23일 퇴임을 한다. 이전 두 사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임한 전례가 있어, 종사자들 사이에는 ‘서울메트로사장의 3년 임기는 보장하지 않는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특히 임기보장을 통한 책임경영을 강조한 박원순 서울시장 체제에서 연이은 서울메트로사장의 낙마는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전 사장들은 노사교섭 문제, 지하철사고 등으로 자진 사표를 냈다면 이번 이정원 사장의 직접적인 사임의 배경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서울지하철 양공사 통합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진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누가 부임해도 서울메트로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사장으로 부임해도 지하철사고, 노사관계, 서울시정책 등에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의제가 이행이 되지 않으면 임기를 보장 받을 수 없고, 항상 경영진으로서 노심초사하는 그런 행태가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제대로 된 경영을 할 수 있겠냐하는 종사자들의 자조 섞인 지적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정원 사장은 지난 2014년 2월 25일 서울메트로에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첫 부임해 업무를 시작했다.
6개월 후인 2014년 8월 22일 서울메트로사장으로 부임했다. 이 때문에 한 서울시의원은 “서울메트로 근무 6개월 밖에 안 된 지하철 비전문가이라면서 박원순 시장이 임명한 최악의 인사”라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기를 시작으로 이를 비웃듯 자신의 경영철학을 차질 없이 구현해 갔다.

 

2014년 8월 22일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제일 먼저 찾는 곳이 서울시의회였고, 그다음이 노동조합이었다. 가장 협조를 해야 할 곳이 서울시의회와 노동조합이기 때문이었다.

 

노조 지도부를 찾아와 “경영을 하면서 원칙과 재랑에서 고민을 할 것이다.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융통성과 재량을 펴면서도 회사 내 질서를 잡아가겠다”고도 했다.

 

부임이후 일주일이 지난 2014년 8월 29일 서울메트로 창립 33주년(9월 1일) 기념사를 통해 그는 명확한 자신의 경영철학을 밝힌다.
이날 이 신임 사장은 “서울메트로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기관으로, 경쟁력과 일등 공기업으로서 시민과 공사 임직원의 행복이 이루어지는 조직으로 만들어가자는 다짐의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사장은 365일 안전한 서울메트로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 할 것(안전), 미래생산동력을 갖춘 재정으로 안정된 서울메트로 만들 것(재정 안전성), 실력과 경쟁력을 갖춘 서울메트로를 만들 것(핵심역량, 실력과 경쟁력, 전문 인력 육성) 신뢰와 수준 있는 직장 만들 것(화합과 단결), 건강한 노사관계 만들 것(노사 존중 관계 정립), 등의 경영철학을 밝혔다.

 

특히 이 사장은 "공사의 발전을 보다 공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우뚝 서기위해 임직원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하고 싶다,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의지를 가지고 단호하게 추진해 가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런 경영철학들을 실천하기 위해 힘썼다. 안전, 재정안전성, 실력과 경쟁력, 임직원들의 단합과 단결, 건강한 노사관계 등을 위해 분주히 뛰었다. 특히 계층간 직종간 직급간 등 임직원들과의 허심탄회한 소통을 하면서 더디더라도 종사자들과 함께 가려고 했다.
특히 노동운동을 했던 그의 이력답게 노동자들을 이해하고, 복수노조시대 노사간 노노간의 얽힌 문제를 소통을 통해 풀려고 고민했다.

 

이렇게 자신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좋은 평가를 받아야할 그의 평가가 절하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사장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서울지하철 양공사 통합 중단이라는 벽에 부딪혀 서울메트로를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결국 경영을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임기를 보장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 이번 이정원 사장의 퇴임을 보면서 느낀 점이다.

 

3명의 사장들이 연이어 임기를 보장받지 못하고 떠난 이후, 현재 서울메트로 종사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종사자들은 이정원 사장이 펼쳤던 수평적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 등을 이어갈 경영진을 은근히 기대한 눈치이다. 특히 정치인보다 직원들을 잘 이해하면서도 지하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영인들을 바라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임기 보장을 통한 책임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사장을, 임명권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민했으면 한다.

 

 

 

 

 

윤여진 기자 016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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