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인들, 열차 전력 끊기면 여성 승무원 성폭행

  • 등록 2016.03.07 15: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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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농장원 한 가구마다 60㎏ 무게의 돼지를 인민군에 의무적으로 바치도록 하고, 쌀이 떨어져 봄에 옥수수를 빌리면 가을에 흰쌀로 3배 이상을 되받아가는 착취를 하고 있다고 탈북여성들이 밝혔다.

 

특히 열차 승무원으로 일했던 한 탈북 여성은 “열차 보안원 등이 검열에 걸린 여성 승객들에게 벌금을 면제해 주는 대가로 성 상납을 요구하고, 군인들이 여성승무원을 성폭행·성추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증언해 충격을 안겨줬다.

 

탈북여성 287명으로 구성된 ‘뉴코리아여성연합’은 세계여성의날(3월 8일)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정권의 여성 주민들에 대한 인권유린 실태를 공개했다.

 

북한에서 농장 근로자로 일한 이은미(가명·35) 씨는 “17살 때 농장에 들어갔는데, 기계와 연료가 부족해 모를 심고 수확하는 농사의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졌다”며 “농장원 가정마다 1년에 60㎏ 이상 돼지를 인민군에 바쳐야 하는데, 먹을 것도 부족한 마당에 돼지를 기를 수 없으니 해마다 일한 수당만큼 쌀을 나눠주는 ‘분배’에서 떼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열차 승무원 출신 김은미(가명·45) 씨는 “북한 경제가 붕괴 직전에 있다 보니 열차 승무원들과 기관사, 열차보안원들은 여행객들의 여행증명서와 짐 등을 수시로 검열하면서 금품을 뜯어낸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이어 “열차 보안원들과 기관사들은 여자들에게 벌금 같은 것을 면제해주고는 성 상납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특히 별도로 마련된 객차에 탑승하는 군인들은 전력부족으로 저녁에 열차 내 전원이 차단되는 틈을 타 승무원들을 성폭행하고 성추행을 시도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기차에서 일하는 북한의 여성 승무원은 근무 중 생리일이 다가와도 물품 부족으로, 이미 사용한 면 생리대를 빨지도 못하고 그냥 말려서 재사용한다”며 “생리대를 반복해서 쓰다 보니 몸에서 악취가 나는 것은 물론, 열차에 수돗물이 없어 식용유를 가지고 다니면서 화장을 지웠다”면서 열악한 환경을 증언했다.

 

꽃제비(북한에서 먹고 잘 곳이 없어 유랑하는 어린아이들) 출신의 김은실(가명·35) 씨는 “북한정권의 배급제는 주민을 착취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씨 아버지는 러시아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다 돌아와 북한의 공장에 취업했다. 하지만 암이 발병해 공장에 제대로 출근을 하지 못하자 가족 전체에게 돌아가는 배급이 끊겼다. 북한 정부는 김 씨 가족에게 “조직생활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다”며 배급표를 주지 않았고, 결국 김 씨는 마을 뒷산에서 복숭아 열매를 따 먹고 풀뿌리를 삶아 먹으며 연명하다 17살 때 두만강을 건넜다.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는 “인간으로서의 자유, 여성으로서의 권리를 전혀 누릴 수 없는 북한 여성들의 인권실현을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정연 기자 prettytou@han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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