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기피 논란으로 입국금지 조치가 내려지며 비자발급이 거절돼 17년간 한국 땅을 밟지 못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 43)가 대법원 판결로 한국 땅을 밟을 길이 열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유 씨가 지난 2002년 2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금지 결정을 받은 것 자체가 항고소송이 대상이 될 수 있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재외동포에 대한 사증발급은 행정청 재량행위인데, LA총영사관은 주어진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오로지 13년 7개월 전 입국금지조치가 있었다는 이유 만으로 사증발급 거부에도 재량권 불행사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사증 발급 거부 처분 당시 적용되던 재외동포법에 '대한민국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에도 38세가 된 때에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외동포체류자격의 부여를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사증 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을 문서가 아닌 전화로 통보한 것은 "행정절차법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